서 금 구

합덕대건노인대학 학장

고령화 사회인 오늘날 노인들에게는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노인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건강·보건교육 등을 앞장서 해주어야 하는데 미미할 정도로 이루어지고 있음이 오늘의 실정이다.

돈으로 계산해 말하면 군청에서 교통비 수당으로 일년에 10만원을 지불하고 또 6.25 참전용사에게 위로금조로 지난해 10월부터 월 5만원씩을 보태주고 있다. 이 두 종류의 금액이 보통의 70세대에게 주어지는 혜택의 전부이다.

이밖에 국립공원 등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은 무료입장을 허용하나 그 외 사회단체나 공사 등에서 운영하는 곳은 관람료를 할인금액으로 받고 있다. 당진군에서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삽교호 함상공원도 할인금액을 받고 노인들을 입장시키고 있다.

10월은 노인의 달이다. 그래서 군내의 각 읍·면 단위로 경로행사를 베풀었다. 그러나 그것은 일률적인 판박이 행사로 작년에도, 또 재작년에도 똑같은 마당이 벌어졌다. 몇 개 읍·면에서는 조촐한 기념식을 갖고 식후에 맛난 점심식사를 대접했으나 그 외 면에서는 잔치상 벌여놓고 먹는 것으로 시작하고 먹는 것으로 끝이 났다.

금년 경로잔치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약 5천명(추정)으로 추정된다. 매년 경로잔치에 정성을 다해 준비하여 준 각 읍·면 공직자들과 이장님들, 그리고 부녀회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당진군내 노인의 인원수가 1만5천여명에 달하는데 군내 각 경로잔치에 불과 5천여명만이 첨석했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가 알아야 될 것이다.

관내 노인 중 1/3은 여러가지 이유(질병, 출타, 정보가 없음, 기타) 등으로 불참하였다고 보면 나머지 1/3의 어르신들은 과연 경로잔치에 왜 참석을 안했느냐가 문제이다. 경로잔치가 끝난 후 몇몇의 경로당 회장님께 경로잔치에 참석하지 않으신 연유를 물었더니 “밥 먹으러는 안간다”는 대답이었다.

평균 수명이 남자 72.8세, 여자 80세로 높아진 오늘날,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노인을 기피하는 사회’로 변모해 가는 것을 여러 곳에서 느낄 수 있다. ‘효’사상은 이제는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이고 하루 노인 자살건수가 7명이라는 통계청 발표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그 뿐아니라 대전충남지역의 ‘노인학대 상담센터’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접수된 노인학대 신고는 167건에 달하며 상담, 신고방법을 몰라 방치되는 경우를 감안하면 노인학대 문제는 훨씬 심각하다고 한다.

학대한 사람은 다름아닌 자식, 며느리, 기타 가족 등이며 며느리의 학대보다 아들의 학대를 못참아 자살하는 노인이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는 것이다.

“노인은 미래의 나의 모습이다”라는 점은 명심해야 할 덕목 중에 덕목일 것이다.

지적 능력이 출세의 지름길이 되는 것은 동·서양이 다를 바 없지만 서양의 지식인이 권력자의 참모역할에 그친 반면 우리 나라의 지식인들은 사회를 이끌어 간 주체가 되었다. 오늘의 70세대야 말로 우리나라의 기초를 튼튼히 다졌고 그 위에 나라를 세운 장본인들인 것이다. ‘효’를 바라는 바 아니지만 노인들을 기피하는 정신사조만은 버려야 된다고 희망한다.

내년부터라도 경로잔치를 노인들에게 맡겨 노인들 각자에 맡는 역할을 드렸을 때 더 많은 어르신들이 참석하여 흥겹고 즐거운 잔치마당이 되리라 생각한다. 노인들을 일방적인 시혜차원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어른으로 대접하고 앞장서게 한다면 바람직한 노인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다고 본다. 또 고령인구 활성화 방법으로 노인교육과 자원봉사의 장 마련 등 직접적인 많은 투자가 절실한 때이다.

노인문제는 가까운 장래에, 지금 젊은이들의 미래의 문제라는데 인식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