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 드러낸 삽교호 농민들 애간장
농업기반공사, “태풍 온다” 예보에 물 일시에 방류, 예보 빗나가
농민들 “물 가장 필요한 시기, 큰비 안올 경우 수확량 차질 예상”
농업기반공사가 태풍이 온다는 예보에 침수피해를 우려, 삽교호 물을 일시에 바다로 방류했으나 정작 비가 오지 않아 농민들이 물부족으로 큰 고충을 겪고 있다. 게다가 현재 시기가 한해 벼농사 중 가장 많은 물이 필요한 때여서 빠른시일내 큰비가 오지 않을 경우 수확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당진지부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7월10일,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 ‘카이탁’이 상륙한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이날 저녁 6시경 삽교호 수문 6개를 일제히 열어 담수호 물 1천6백만톤을 바다로 방류했다.
이같은 방류량은 당시 전체 저수량 3천6백만톤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분량으로 방류로 인한 저수율은 34%로 내려갔다.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태풍예보에다 예당저수지 쪽에서도 물을 방류하겠다고 알려와 삽교호 물을 미리 빼지 않을 경우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우려돼 이같이 방류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기예보가 빗나가 당진을 비롯, 삽교호로 유입되는 하천이 위치한 주변 시·군에서 이날 내린 비는 17㎖에 불과했던 데다 이후로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돼 삽교호는 바닥을 드러내게 됐다.
이로인해 양수기를 이용, 삽교호 물을 직접 끌어다 쓰는 삽교호 인접 농민들과 우강면 내경리·소반리·신촌리 등 농민들이 물을 대지 못해 농사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더욱이 삽교호가 바닥을 드러낸 7월 중·하순경은 조생종 벼가 이삭이 나올 시점이어서 농민들이 이삭거름을 주기 위해 많은 물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다 8월 중순까지 벼 생장과정중 가장 많은 물을 공급해줘야 할 시기여서 농민들의 애를 더욱 태우고 있다.
신촌리 농민 이모씨는 “물이 없어 마른 논에다 이삭거름을 주었다”며 “가장 물을 많이 주어야 할 시기에 삽교호가 바닥나 앞으로 2~3일내 큰비가 오지 않으면 수확량에 막대한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합덕읍 후경리 농민 김모씨는 “양수장 2개중 1개가 가동돼 20일까지 물을 댔었으나 이후로 물이 끊어졌다”며 “이런 상태로 일주일이 지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물부족에 따라 농민들이 수확량 차질을 우려하는 가운데 농업기반공사의 이번 담수호 방류가 종합적인 상황파악없이 성급히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농민회 우강면지회 김남일 지회장은 “태풍예보가 있긴 했으나 당시 가뭄으로 논들이 말라있던 때여서 100㎖ 가량의 비가 왔어도 소화할 수 있었던 데다 마침 사리 때가 아닌 조금 때여서 수시로 방류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농업기반공사에서 이러한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대처했어야 함에도 일기예보에만 의존해 성급히 물을 빼는 바람에 사태가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이번처럼 일기예보가 완전히 빗나간 것은 처음”이라며 “다행히 20일날 천안등지에 40㎖ 이상 비가 내려 21일 현재 1천9백만톤이 저수되어 있어 향후 보름간 양수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