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조원 급식비의 78.6% 학부모 부담

* 편집자 주

학교급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전국에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의회가 전국 최초로 주민들이 발의한 학교급식조례안을 제정함에 따라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상위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학교급식조례에 대해 인정하지 않던 행정자치부가 당초의 방침을 바꿔 대법원 제소를 보류하고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에 따라 전국적인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획]

학교급식조례를 제정하자

①현행 학교급식의 문제점

②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 현황

③학교급식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루에 6백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집단급식을 통해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위탁업체가 운영하는 학교급식은 물론 학교에서 직영하는 경우조차 정체 불명의 수입 농산물들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1년 학교급식법이 제정된 이래 1992년부터 급격하게 확대돼 2002년 3월 기준으로 초등학생의 90.7%, 중학생의 58.6%, 고등학교의 64.3% 등 전체학생의 76.7%인 6백여만명이 학교에서 급식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외부의 급식업자에 의해 급식이 제공되는 위탁급식이 초등학교의 경우 0.8%, 중학교 37.5%, 고등학교 54.9%를 차지하고 있다.

학교급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학교급식의 ‘위생’과 ‘식재료의 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과 교육인적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전체 식중독 환자 중 학교급식을 통해 발생한 환자의 비중이 1996년 19.4%에서 2001년에는 76.3%로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2001년 기준으로 직영급식을 하는 학교에 비해 위탁급식을 하는 학교에서 4배가 넘는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위탁급식의 위생관리가 더욱 문제되고 있다.

학교급식 식재료의 질도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2000년 2월 서울시내 130개 학교 중 무려 98개의 학교에서 폐기처분해야 할 저질 불법 쇠고기를 공급받아온 것이 적발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직영보다 위탁급식에서 수입농산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육류, 채소류, 어패류 순으로 수입산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류 중에서는 쇠고기의 수입산 사용이 많으며 위탁급식 학교의 절반 이상(55.9%)은 수입쇠고기를 90% 이상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과 질에 있어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는 학교급식 실태의 핵심원인은 바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학교급식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에 지출되는 연간 총 비용은 1조9천390억원에 달하는데 이중 78.6%에 해당하는 1조5천237억원을 학부모들이 부담하고 있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21.3%인 4천130억원을 부담하고 있는 등 학교급식 비용의 거의 대부분을 학부모들이 부담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학교급식법은 학교급식의 목표가 부재할 뿐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빈곤층 자녀에 대한 급식지원 등 최소한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급식관련 연간 총 지출액의 약 80%를 학부모들이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급식업자들로 하여금 학교급식 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위탁급식을 하도록 함으로써 학교급식의 위생과 질을 저하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건강과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균등하게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저소득층 자녀들에 대한 급식지원도 지원대상 학생의 규모가 전체의 2.3%에 불과해 저소득층 중·고생 학비지원규모(전체학생의 15%)에 비해 턱없이 적으며 지원기준과 절차 등의 일관된 체계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