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영급식 전환, 우수한 우리농산물 사용, 단계적 무상급식으로
지난해 9월 송산초등학교 52회 졸업생들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모교의 후배 2명에게 졸업 때까지 급식비를 지원하기로 했다(본지 483호 보도)는 미담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선배들의 아름다운 후배사랑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가정형편 때문에 밥을 굶는 후배들이 없었으면 한다”는 한 졸업생 선배의 말에서 현행 학교급식 문제점의 한 단면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턱없이 부족한 급식비 지원
2004년 당진군 세입세출예산에 따르면 올해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학비지원 금액은 3억3천56만3천원에 이르고 있다. 반면 결식아동 급식지원 대상과 금액은 연간 1인당 136만8천750원에 40명을 대상으로 총 5천475만원이 지원되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의 건강과 성장에 필요한 영양을 균등하게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결식아동에 대한 급식지원 대상 규모가 40명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자녀 학비지원규모에 비해서 턱없이 적다.
물론 교육청에서 도 국고보조로 초등학생 657명과 중학생 222명에게 급식비를 지원하고 있으나 보조금액이 초등학생은 1인당 월 7천7백원, 중학생은 월 5천원으로 실질적인 지원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계적 무상급식 실시해야
‘비위생적이고 맛이 없다’는 말로 함축되는 학교급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법 개정을 통해 학교급식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과 역할을 구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학교급식은 국가에 의해 제공돼야 하는 사회복지의 기본영역이다. 학교급식의 시설·설비와 인건비 등 운영비는 전액 ‘학교 당국’이 부담하도록 하고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식품비는 단계적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해나가야 한다.
우선적으로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급식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체계화함으로써 그들에게 영양관리 및 건강한 신체성장의 기회가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무상교육의 차원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미 경기도 과천에서는 3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중학교까지는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학교급식은 학부모의 소득에 따라 무료, 할인, 유료 등 3종류로 구분해 실시하고 있다. 2001년 현재 4인 가족 기준으로 가계 총소득이 연간 22만165달러에 미달하는 학생은 무료, 31만543달러에 미달하는 학생은 할인급식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안전한 우리농산물 사용
아이들의 식습관 형성과 입맛을 결정하는 학교급식에서 주식인 쌀을 정부미로 써야하므로 아이들이 쌀의 참맛을 모르게 된다. 집에서보다 맛이 없는 밥 때문에 아이들은 점심을 대충 때우고 인스턴트식품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찾을 수밖에 없으며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결국 식습관은 자연스럽게 우리식단보다는 서구화된 인스턴트 식품으로 바뀌게 되고 안전한 식품을 섭취하기란 어렵게 된다. 부식 역시 저렴한 식품비로 인해 검증되지 않은 수입농산물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학교급식에서 안전한 우리농산물을 사용하면 아이들의 입맛은 올바르게 이끌게 되고 지역경제의 순환으로 농촌 회생도 도모할 수 있다. 이미 미국, 일본에서는 학교급식에 자국산농산물을 사용한다고 규정을 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은 자치단체의 조례제정을 통해 지역농산물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미 학교운영위원회의 결정으로 단위학교의 학교자치를 통해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김포군청의 김포쌀 사용 인센티브지급(30%지원)의 실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위탁급식을 직영급식으로
군내 학교급식 운영방식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현재 33개 초등학교는 모두 직영급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13개 중학교 중 5개 학교, 8개 고등학교 중 당진고와 당진정보고를 제외한 6개 학교가 위탁급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국가의 예산부족을 이유로 1998년 학교급식법을 부분 개정해 도입된 위탁급식은 그동안 각종 급식비리와 로비사건, 식중독 만연의 심각한 교육문제를 양산해왔다. 2001년 학교급식으로 인한 식중독사고 중 80% 이상이 위탁급식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위탁급식 업체의 투자비용과 이윤은 그동안 학부모가 부담한 급식비로 거의 지불되었으며 이윤추구를 일차적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의 특성상 국가지원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이윤추구의 본질이 달라질 수 없다.
학교급식 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국가 및 사립학교 당국의 책임하에 둠으로써 아이들의 밥상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는 위탁급식을 학교직영급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외에도 학교급식의 개선을 위해서는 ‘학교운영위원회 학교급식소위’의 실질적인 운영을 통해 예산심의와 위생관리 등 학교급식운영의 전반에 대한 심의권한을 학교운영위원회에 부여함으로써 학부모들의 참여 속에 학교급식의 위생과 질에 일상적인 점검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급식을 담당하는 전문 영양교사의 교육과 양성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
우리 지역에서는 국가에 의해 제공돼야 할 사회복지의 기본영역인 학교급식에 대한 긍정적 인식과 비판적 평가가 부족한 상황이다.
학교급식조례 제정 운동을 계기로 학부모와 학생, 교사, 영양사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요구를 통해 학교급식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