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불편 초래, 효율성 저하, 비리의혹"지적돼

당진군이 발주하고 있는 각종 공사 중 대부분의 읍·면 공사가 각 마을별로 수의계약 상한금액 아래로 책정돼 수의계약을 위해 공사를 여러 건으로 나눠 발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선군수 취임 이후 첫번째 예산편성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 1996년도 당진군 예산서에서 읍면 소관 예산 중 대호지면의 시설비 항목을 보면 △도이2리 농로포장공사 8천1백만원 △출포리 농로포장공사 6천만원 △조금리 농로포장공사 8천5백만원 등 12개 마을의 농로포장공사 등에 모두 5억6천5백만원이 책정돼 있음을 알 수 있다. 한 공사 당 4천7백만원 꼴이다.

반면 올해 2004년도 당진군 예산서에서 읍면 소관 예산 중 대호지면의 시설비 항목을 보면 △장정리 농로포장공사 3천만원 △마중리 농로포장공사 3천만원 △적서리 농로포장공사 2천만원 등 18개 마을의 농로포장공사 등에 모두 3억9천860만원이 책정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 공사 당 2천214만원 꼴이다.

민선자치 8년 만에 대호지면의 시설비 항목 예산은 5억6천만원에서 3억9천만원으로 줄어든 반면 예산이 책정된 마을은 12개에서 18개로 오히려 늘어났다.

문제는 이 같은 경우가 대호지면뿐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대부분의 읍·면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처럼 읍·면의 농로포장공사 등 시설비 항목 예산을 더 작은 액수로 나눠 여러 건으로 발주한 배경에 대해 일선의 건설업계 중 상당수 업체들은 수의계약 상한금액의 하향조정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당진군이 발주하는 각종 공사에서 수의계약이 가능한 상한금액은 과거 7천만원에서 최근 3천3백만원까지 대폭 하락했다.

수의계약과 관련해 잡음이 끊이지 않자 내려진 조치다.

그러나 수의계약 상한금액이 내려가자 읍·면의 마을 농로포장공사 등 개별 시설비 항목도 덩달아 내려갔다.

그 대신 공사가 돌아가는 마을은 더 늘어났다.

‘ㅂ건설’의 조모 대표는 “3억~5억원씩 책정된 각 읍면 공사가 수의계약 상한금액 아래로 잘게 쪼개져 여러 마을로 분할됐다”며 “읍·면장과 군의원들이 생색은 낼 수 있겠지만 공사로 인한 주민불편도 크고 자투리가 있을 수 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행처럼 수의계약 상한금액을 3천3백만원으로 유지할 경우 이같은 일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1천만원대 이하까지 낮춘다면 ‘장난’칠 소지는 현저히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지금은 수작업이 아닌 전산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인력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다”며 “서울시의 경우 수의계약 상한금액을 3백만~5백만원까지 낮춘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ㄷ건설’의 이모 대표는 “읍·면장과 군의원들의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의 읍·면에서 수의계약 상한금액 아래로 분할해서 여러 마을에 공사를 발주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생색내기는 할 수 있겠지만 효율성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의계약 상한금액을 대폭 낮출 경우 술이나 밥을 사면서 로비할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군수와의 하반기 협의에서 군 발주 수의계약의 상한금액을 하향조정할 것을 요구한 바 있는 공무원노조 당진군지부의 최창용 지부장은 “수의계약 과정에서 온갖 부조리가 발생한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며 “소수에 대한 특혜를 없애기 위해 수의계약의 상한금액을 1천1백만원까지 낮추는 방향으로 군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 기획감사실의 예산담당공무원은 “읍·면장이 해당 지역의 수요에 의해 예산요구를 하게 되면 전체 예산범위 내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