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품가든, 도로확포장 설계중 건축허가

당진군, “설계중인 사실 몰랐다” 주장 불구

시행청과 사전협의 사실 드러나

건축주 박모씨 수억 보상받고 지난해 철거

확포장공사가 시행중이던 도로부지 한가운데에 지어져 구설수에 올랐던 당진읍 원당리 일품가든(현재 철거됨)이 확포장공사 설계 중에 당진군의 허가를 받아 건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당진군은 일품가든의 건축허가 수개월 전에 이미 도로공사 시행청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공사에 대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도로가 개설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진군에 따르면 일품가든 주인 박모씨는 지난 95년 3월, 당진군의 건축허가를 받아 당시 논이었던 당진읍 원당리 856-1번지에 일반음식점 용도의 59평짜리 조립식 건물을 지었다. 그런데 일품가든이 지어진 부지는 바로 당진~신평간 국도 32호선 확포장도로 노선으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일품가든이 건축허가를 받기 1년전부터 확포장공사에 대한 실시설계를 진행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가 완료되기 한달 전에 건축허가를 받은 일품가든 주인 박씨는 그해 11월 건물을 준공한 뒤 3년간 영업을 해오다 도로개설에 따라 8억여원의 보상을 받고 지난해 건물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그동안 도로개설 사실을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해 온 당진군은 건축허가 이전에 대전지방국토관리청과 도로확포장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실제로 당진군은 일품가든의 건축허가 6개월 전인 94년 10월, 국도 32호선 확포장 설계에 대한 의견을 국토관리청에 공문으로 제시한 데 이어 건축허가 한달 전인 95년 2월에는 도로확포장에 따른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의견서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당진군은 도로설계가 완료된 상황에서도 도로부지에 한창 건축 중이던 일품가든에 대해 공사중지명령 등 일체의 행정지도를 하지 않은 채 준공허가까지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인해 당시 도로가 개설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던 원당리·시곡리 주민들을 중심으로 당진군의 건축행정에 적잖은 불만과 불신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원당리 주민 김모씨는 “당시 도로노선을 알리는 시멘트 표지석이 꽂혀 있던 상태에서 건물이 지어지고 있어 의아하게 생각했었다”며 “곧 공사가 중단될 줄 알았으나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같은 마을주민 이모씨도 “도로부지에 건물을 짓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판단해 여러 통로를 통해 얘기했으나 공사는 계속 됐다”며 “이 현장을 목격한 마을주민 대부분이 허가를 내준 당진군을 강하게 성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품가든의 건축허가를 담당했던 당시 주택계장 김춘수(현재 아산시청 근무)씨는 “건축허가는 도로구역으로 결정되기 이전의 일로 확포장공사가 설계 중인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며 “도로개설 사실을 알았더라면 어떻게 허가를 내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자신들조차 알고 있었던 사실을 당진군이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진군의 이같은 해명을 전혀 신뢰하지 않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당진군이 도로설계가 완료된 후에도 공사중지명령을 하지 않은 점, 건축허가 시기와 도로설계 완료시기 등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 등을 놓고 보상을 염두에 둔 건축주와 관련정보를 알고 있었던 공무원간의 유착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