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종갱신 빙자한 소나무 굴취 “판친다”
조경업자들 소나무 판매목적, 벌채 허가받아 캐낸 뒤 복구·조림은 뒷전
군 “규제 완화됐다” 허가 남발, 기간연장 등 전례없는 업자 편의 봐주기
골재채취와 송전탑 건설로 수난을 당하는 당진의 산이 최근엔 수종갱신을 빙자한 일부 조경업자들의 무분별한 벌채와 소나무 굴취로 또다시 훼손되고 있다.
게다가 허가기관인 당진군은 훼손된 산림에 대한 조림지도는 뒷전인 채 굴취허가기간까지 연장해주는 등 업자들의 편의 봐주기에만 급급해 하고 있어 산림훼손을 되레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현재까지 군내 소나무 굴취허가 건수는 모두 42건으로 15만6천여평에서 1만6천여본의 소나무가 굴취됐다.
군 관계자는 “대부분 산주가 경제성 있는 수목으로 대체할 목적으로(수종갱신) 벌채허가를 받은 경우”라며 “벌채 도중 조경수로 가치가 있는 수목은 캐내어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이같이 소나무 굴취허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종갱신을 목적으로 벌채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 관계자의 설명과는 달리 실제로는 일부 조경업자들이 산주와 합의아래 벌채허가를 받아 값나가는 소나무만 캐낸 뒤 복구나 조림은 뒷전으로 하고 있어 수종갱신을 빙자한 편법 소나무 굴취가 횡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인해 허가기간이 끝난지 수개월이 지나도록 조림은 커녕 소나무를 캐내느라 파헤쳐진 산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장마철 대형 산사태 우려마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4월로 허가기간이 끝난 송악면 석포리 송악산 자락의 경우 수종갱신을 한다면 5천여평에 걸쳐 벌채허가를 받은 뒤 소나무 5백여본이 굴취허가를 받아 조경수로 팔려 나갔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군데군데 묘목만 심어져 있을 뿐 제대로 조림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군 담당자는 “지난해 말 복구가 이뤄졌으나 풀씨가 나지 않아 올 봄에 재파종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확인결과 이 산은 소나무를 실어나르기 위해 만들어 놓은 운재로가 현재까지 그대로 방치돼 있는데다 곳곳에 암석과 벌채된 나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석문면 삼봉1리 일명 기시미부락에 위치한 산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이곳 역시 수종을 바꾼다며 9천여평에 걸쳐 벌채가 이뤄졌으나 6월10일자로 허가기간이 끝났음에도 나무 한그루 심어져 있지 않은 채 소나무 굴취만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이 산은 암석지인데다 경사마저 급해 굴취허가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인근 농민 김대한(47세)씨는 “업자들이 소나무를 캐내기 위해 산을 온통 들쑤셔 놓아 장마철이 걱정”이라며 “20여만평의 대전농장에 농업용수를 대는 수로와 저수지가 있는 이런 곳에 허가를 내준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같이 수종갱신을 목적으로 산림훼손이 이뤄진 산들이 정작 수종갱신은 이뤄지지 않은 채 소나무를 팔아 넘기려는 업자들의 상혼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에도 당진군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되는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훼손목적대로 수종갱신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조림사업을 지도해야 할 당진군은 정작 조림시기가 아닌 때까지 허가기간을 연장해주는 등 업자들의 편의봐주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
실제로 군은 석문면 삼봉1리 임야의 경우 당초 지난 3월까지 허가기간이었으나 굴취작업이 늦어졌다는 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6월달까지 허가기간을 연장해줬다.
대호지면 두산리 역시 1~2개월이면 벌채기간으론 충분함에도 올 2월부터 10월까지 무려 8개월간 허가를 내줬으며, 석문면 교로2리의 임야 역시 올 3월부터 10월말까지 7개월간 허가를 내줬다.
이는 조림시기에 맞춰 벌채나 수목굴취를 완료할 수 있도록 허가기간을 일정한 시기로 못박아 놓았던 전례에서 크게 벗어난 것으로 특정업자들에 대한 특혜 아니냐는 의혹마저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허가기간은 신청자의 요구에 따라 정하고 있으며 규제완화 차원에서 굴취허가 대상지를 제한하는 조항도 없어져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