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예산편성지침 통해 참여예산제 도입 적극 권고

광주시 북구 전국 최초 주민참여예산조례 제정

-편집자 주

지방자치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않은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민선군수가 어떠한 마인드를 갖느냐에 따라 군정개혁과 지역현안 해결 등 지역의 발전방향이 큰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당진시대’는 이번 군수 보궐선거의 주요 이슈로 군정개혁을 제시하고자 한다.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맞게 생태적 관점과 주민복지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추구하기 위해서는 군 행정의 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법률개정이나 국고지원 없이도 군수의 ‘결단’에 따라 곧바로 실천 가능하다는 이유도 작용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정책중심의 선거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해 군정개혁에 관해 매주 한가지 주제씩 다룰 예정이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예산안 편성과정의

형식적 주민의견 수렴

당진군은 2003년도와 2004년도 세입세출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인터넷 홈페이지의 참여마당 ‘당진포럼’란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예산편성을 군 행정과 군의회의 절대적인 권한으로 여기고 주민의 참여를 일절 허용하지 않던 과거의 전례에 비한다면 그나마 진전된 편이다.

뿐만 아니라 당진군은 지난 2002년 지방선거 이후 확정된 군 세입세출예산서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또한 예산서의 외부유출을 꺼린 채 일부 열람이나 복사만을 허용하던 예전의 모습과 비교해 분명히 발전된 모습이다.

그러나 새해 예산안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형식적인 주민의견 수렴은 결국 민원성 예산지원 요청만 일부 접수되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또한 ‘예산안’ 공개가 아닌 이미 확정된 ‘예산서’의 공개는 예산편성과정의 주민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예산편성과정 사전 정보

제공돼야 주민참여 가능

지역주민은 행정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행정의 참여자가 돼야 한다는 측면에서 지역의 살림을 결정하는 예산편성 과정의 주민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당진군의 새해 예산편성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예산편성 과정의 주민참여는 아직 공염불에 불과하다.

우선 주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한다고 주민참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에게 각 사업의 필요성과 우선 순위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사전에 충분히 제공돼야 진정한 의미의 주민참여가 가능하다.

당진군은 예산안을 군의회에 제출할 때까지 일체의 정보를 주민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또한 예산안을 군의회에 제출한 이후에도 공개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후적인 예산감시보다는 예산편성과정부터 주민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예산이 확정되고 난 후 아무리 문제점을 지적해도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예산안과 결산안 등의 기초자료들과 그 근거가 되는 설명자료들은 의회 상정과 동시에 인터넷을 통해 주민들에게 공개돼야 주민참여가 가능하다.

그럴 때만이 주민들이 의회의 심의과정에서라도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행자부 예산편성지침

통해 참여예산제 권고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7월31일 시·도 기획관리실장 회의를 개최해 2004년도 지방예산 편성에 대한 기본지침을 확정했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지방분권과 자율의 국정원리에 따라 처음 시달된 이 지침은 2005년 예산편성기본지침의 폐지 계획에 따라 예산편성의 자율성과 탄력성을 대폭 부여하고 있다.

특히 이 지침은 예산편성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주민참여형 예산편성제도’의 도입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예산의 투명성 공개와 함께 주민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해 예산의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의회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쳐 예산을 편성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즉 지역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심의와 집행과정에 참여하는 제도로 예산감시운동이 예산심의 과정에서 나타난 낭비성 예산 등을 통제하기 위한 사후적 시민참여운동이라면 참여예산제도는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하는 사전적 참여운동이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주민들은 ‘각 실·과별 예산요구서’와 ‘사업기획안’ 등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예산낭비의 소지가 없는지, 실효성 없는 사업이 계획되지 않았는지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고 시정을 요구하거나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그러나 당진군은 지난해 예산편성과정에서 행정자치부가 권고하고 있는 ‘주민참여형 예산편성제도’의 도입을 끝내 외면했다.

광주시 북구 전국 최초                                                                                                                                          참여예산제 시행에 이어                                                                                                                                        조례도 제정

당진군과는 대조적으로 광주광역시 북구는 지난해 전국의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2004년 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각 실·과·사업소의 예산요구서와 사업기획안을 인터넷과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고 예산참여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특히 북구청은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주민참여예산조례’를 제정해 지방재정 투명성 확보는 물론 주민자치 활성화의 모범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제정된 조례는 예산편성 때 정보공개 및 주민참여를 보장하고 일반 시민 공모 등을 통해 80명 이내의 ‘예산참여시민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한 위원회 회의록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상반기에는 사전설명회를, 9~10월에는 분야별 또는 전체 예산 정책토론회를 열고 구청장과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제 연구회도 운영하도록 했다.

광주 북구청의 ‘참여예산제도’ 시행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상당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자치단체에 대한 주민통제 관련

지역적 의견 결집 필요

자치단체의 비민주적 비공개적 행정행위는 의사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주민참여를 일종의 기득권 침해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정보에 대한 투명한 공개와 의사결정과정의 주민참여를 꺼린다는 것은 곧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원리를 거부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무엇보다도 현재의 자치단체를 어떻게 주민통제하에 둘 것인가에 대한 지역적 의견의 결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유종준 기자 jjyu@dj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