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광 진
고대중학교 교사
우리는 흔히 사람과 함께 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맞는 말이죠. 그렇지만 반대로 사람과의 관계가 가장 힘든 것이라 하기도 합니다. 이 또한 맞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교사로 산다’는 것도 이렇다고 할 수 있겠죠.
천진난만하고 스스럼없는 아이들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기쁨이며 행복이지만 또한 부담과 두려움이기도 합니다.
교사가 직업으로 좋다고 말합니다. 월급도 매달 정기적으로 안정된 수입을 가지는 데다 방학도 있으니 이 얼마나 좋으냐는 거죠.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예전 제가 다른 직장을 다닐 때 매일 오전 아홉시에 출근하여 오후 열시 반에 퇴근했는데, 열세시간 반을 근무하는데도 월급은 지금의 교사 월급보다 훨씬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저에게 어느 때가 더 편하냐고 물어본다면 그 열세시간 근무하던 때가 더 편하다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몸은 고되어도 정신적인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갖는 중압감은 그것을 경험해 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나에 의해서 누군가 삶의 모습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그렇지만 교사가 편할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아주 편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교사로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현재 사회에서 요구되어지는 교사와 학교 현장에서 요구되어지는 교사와 한계를 갖는 개인으로서의 나와의 갭(gab)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는 현실은 마음을 답답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교사가 헤쳐나가야 할 현실입니다.
점수를 잘 나오게 해서 좋은 대학을 많이 보내는 교사가 실력 있는 교사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 까지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라 합니다. 여기다 요즘에는 학원 강사들과 경쟁도 하라 합니다. 그러면서도 가정교육 부재에서 오는 아이들의 문제들을 교사가 떠안아야 한다고 합니다.
교사가 만능인이 아닐진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사교육비를 줄여야 한다고 EBS 방송이니 보충학습이니 자율학습이니 하면서 호들갑입니다. 그런데 왜 사교육이 이렇게 강화된 거죠?
공교육이 부실해서? 아니면 돈이 넘쳐나서? 그것도 아니면 교사들이 무능력해서?
물론 이런 것들에도 조금의 이유는 있겠죠. 그렇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좋은 대학, 좋은 과를 나와야 안정된 삶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현재 사회의 모습이 만들어낸 코미디겠죠.
그런데 이렇게 교육열이 팽창하는 지금 우리나라 교육의 질은 아시아의 59위로 거의 꼴찌에 가깝다고 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앞으로 교사들의 자기 혁신과 변화가 분명히 있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타성과 관행에서 벗어나 좀더 변화된 모습을 만들어 나가야겠지요.
그렇지만 이것만으로 우리 교육의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요. 우리 모두 근본적인 되물음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해 봅니다.
오월 십오일은 스승의 날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언제부터인가 기쁜 날이 아니라 피해가고 싶은 날로 변해버린 현실을 봅니다. 그럼에도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교사가 당당하게 교단에 서는 날을 그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