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5일 인적이 드문 새벽 3시, 24시간 운영되던 당진읍의 한 슈퍼가 칼을 든 2인조 강도의 표적이 됐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범인 2명은 사건당일 슈퍼 안으로 들어와 50㎝ 가량의 흉기를 허리춤에서 꺼내 주인인 김모(30)씨의 얼굴에 들이대고 위협한 후 현금 약 70만원과 3돈 가량의 금목걸이, 그리고 구입한지 석달된 노트북(시가 250만원)과 담배 2보루(원, 에세라이트)를 훔쳐 달아났다.
범인① 178㎝ 마른체격 갸름한 얼굴,
범인② 170㎝에 통통한 체격 평범한 얼굴
흉기·타일 소지, 계획적인 범행인 듯
범인의 인상착의는 키 약 179㎝와 170㎝로 스포츠머리에 가름한 얼굴이고 반팔 회색티셔츠에 반바지,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고 피해를 당한 김씨는 말했다.
두명의 범인은 슈퍼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흉기를 김씨에 얼굴에 들이대며 “허튼짓 하지 말라”고 말한 뒤 “전원스위치가 어디 있냐?”고 묻었다. 전등과 간판을 끈 채 한 사람이 뒤에서 흉기로 위협하면서 피해자 김씨를 냉장고가 있는 슈퍼의 구석으로 끌고 간 뒤 타일(전기선을 조이는 선)을 이용해 손발을 묶었다. 또 보거나 소리칠 수 없도록 청테이프를 이용해 눈과 입 등 피해자의 얼굴부분에 테이핑을 한 채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소요시간 5분, 목격자 없는 듯
범행은 불과 5분 안에 이뤄졌다. 피해를 당한 김씨의 얼굴에는 미라처럼 청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고 범행이 끝날 때까지 보지도 소리 지르지도 못한 채 공포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범행발생 20여분 후에야 김씨는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김씨는 범인들이 범행을 마치고 나가는 소리를 듣고, 손과 발이 묶인 채로(얼굴도 청 테이프로 둘러싸여 보거나 소리칠 수 없었다고 함) 온몸을 꿈틀거리면서 출입문 쪽으로 기어 나왔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 채로 슈퍼 앞 도로로 껑충껑충 뛰어나온 김씨는 슈퍼 앞 도로에서 지나가는 차에 도움을 청했다. 5대 가량의 차들이 그냥 지나쳤고 그 뒤에 따라오던 옵티마 승용차의 운전자가 김씨를 발견했다. 승용차 운전자는 슈퍼에 있던 가위를 이용해 김씨를 풀어줬고 뒤따르던 코란도 승용차의 운전자는 112에 신고했다.
신고 5분 후 경찰 도착,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인데….’ 인근 주민 불안
신고 5분만에 파출소에서 2명의 경찰관이 사건현장을 찾았고 그 뒤 2명이 추가로 왔다고 한다. 그리고 10여분 후에 당진경찰서 형사대가 도착했다.
범행이 발생했던 사건현장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으나 녹화되지 않았고 카운터 오른쪽에 비상벨이 있었지만 범인이 볼 수 있는 곳에 설치돼 팔을 내밀어 누를 경우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어 누르지 못했다고 김씨는 말했다.
사건현장에 경찰들이 도착한 것을 목격한 주민 한모씨는 “엎어지면 코 닿는 곳에서 사건이 발생해 무서울 따름이라”면서 “늦게 퇴근할 때 조심하라고 애 아빠에게 타이르곤 한다”면서 불안감을 내비쳤다.
사건 피해자인 김씨는 “흉기가 얼굴 앞에 왔을 때 ‘잘못됐구나!’, ‘큰일 났구나!’ 생각이 들었다”면서 “막상 겪어보니 이런 위험이 남의 일이 아님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두 아이들이 ‘나쁜 아저씨들이야’라며 많이 걱정을 했다”며 “더 큰 피해 없이 끝난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한다, 이제는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이후 피해자 김씨는 경찰들과 읍내 편의점등을 돌며 편의점에 설치된 CCTV 등에 범인들이 찍혔는지 확인했으나 용의자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현재 조사 중이라며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사건일지
- 7월5일(월요일) 03시: 가게를 보고 있었음. 비슷한 또래의 남자 둘이 들어옴. “어서 오세요”라고 말함. 말 하자마자 흉기 2개가 보임. 욕을 하면서 겁을 주며 다그치더니 불 스위치를 어디서 끄느냐고 물어봄. 스위치 끄는 법을 알려줌. 한사람이 뒤에서 칼로 위협하며 슈퍼 구석 쪽으로 가서 엎드리라고 함. 전기타일(전기선을 고정시키는 일종의 고정 장치)을 이용 손을 뒤로해서 2~3개 정도 묶음. 다리도 묶음. 청 테이프로 입과 눈을 가리고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현금 10만원과 3돈 가량의 금목걸이를 가지고 감. 그사이에 금고를 누르는 소리가 났는데 잘못 눌러 삐삐소리가 남. 범인들이 열지 못하자 무엇으로 여냐고 물어봄. 환전버튼을 누르라고 알려줌. 퉁소리가 나면서 열림. 30초에서 1분 후 범인들이 나가는 문소리 들림.
- 03시05분경: 앞이 안보이는 상황에서 대충 위치를 알아 기어나갔고 꿈틀꿈틀 거리다 일어날 수 있었음. 눈을 깜박거리고 얼굴근육을 움직이니까 빛이 보이기 시작. 차를 보고 살려달라고 소리침. 5대가 그냥 지나감.
- 03시20분경: 옵티마 승용차 운전자가 내려서 결박 풀어줌. 코란도 승용차가 112에 신고.
- 03시25분경: 파출소에서 2명의 경찰 도착.
- 03시30분경: 경찰서 형사대 도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