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13건 중 3건 접수, 접수된 의견도 거의 ‘반영불가’
조례를 제정하거나 개정하기 전에 입법안의 취지와 주요내용, 전문 등을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사전에 공고하는 입법예고가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제출된 의견도 거의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당진군은 올 들어 11건의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그러나 주민의견이 접수된 경우는 단 세 건에 불과하다.
지난 3월17일 입법예고한 ‘노사정협의회 운영조례(안)’과 6월4일 입법예고한 ‘주민투표조례(안)’, 같은 달 9일 입법예고한 ‘문화예술공간 및 미술장식에 관한 조례(안)’ 등에 대해 민주노총 당진군협의회와 당진참여연대, 당진미협이 의견을 제출한 것이 전부다.
그나마 올해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난해는 전체 입법예고 건수 13건에 주민의견 접수는 단 세건이다.
주민의견 제출 건수뿐만 아니라 의견반영 정도도 문제다.
‘노사정협의회 운영조례(안)’에 대해 의견을 제출한 민주노총 당진군위원회(위원장 김형구)는 노사정 3주체 중 어느 일방이 부의 안건을 적시해 개최를 요구할 경우 즉각 개최할 것과 연 2회 이상은 정례회의를 개최한다는 조항을 명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진군은 검토의견을 통해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례의 내용에는 노사정협의회의 위원장을 군수가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군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지 않으면 노조측이나 사용자측이 아무리 요구해도 협의회를 개최할 수 없는 것이다.
‘주민투표조례(안)’에 대해서는 당진참여연대(회장 조상연)가 주민투표 청구에 필요한 연서명인 수를 20세 이상 주민의 9분의 1로 규정함으로써 9천753명의 주민서명을 받아야만 주민투표청구가 가능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하고 있다며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완화된 수인 20분의 1로 완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당진군은 검토의견을 통해 “적용비율을 너무 낮추는 것은 주민투표의 남발과 이에 따른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판단되며 행자부에서 주민투표 청구권자 총수에 의해 적용비율을 제시한 것은 객관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조례규칙심의회를 통해 1/10로 조정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지난 군수 보궐선거 당시 집계된 당진군 투표권자의 총수가 8만7천776명이므로 전체 투표권자의 1/10이면 8천777명 정도로 주민투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당진참여연대의 판단이다.
또한 당진참여연대는 행자부에서도 지난 4월14일 ‘주민투표조례 표준안’을 제시하면서 1/20 비율을 준수하도록 권고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가장 최근 입법예고한 ‘문화예술공간 및 미술장식에 관한 조례’의 경우도 제출된 의견을 거의 수용하지 않았다.
의견을 제출한 당진미협(회장 박기술)은 “미술장식품에 사용하는 건축비용의 비율 중 공동주택의 경우 1/1000을 3/1000으로 확대할 것 등”을 요구했으나 거의 수용되지 않았다.
당진군의 입법예고가 이처럼 형식적인 절차로 운영되고 있는 이유는 주민의견을 자치단체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꼭 필요한 요소로 여기기보다 거추장스런 절차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당 실무부서의 책임자나 담당자의 상당수는 적극적으로 주민의견을 수렴하기보다는 소극적으로 임하거나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입법예고가 당초의 취지대로 주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기 위해서는 공청회나 설문조사, 관련 회의 개최 등 의견수렴을 위한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안이 강구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