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낚시꾼은 행락꾼 아니다
“낚시의 묘미는 손맛”
일교낚시점 정 규 용씨
낚시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잔잔한 물위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있는 낚시꾼들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낚시꾼은 ‘한가하고 팔자좋은 사람’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가하고 팔자가 좋아 낚시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일단 낚시의 묘미에 빠지게 되면 아무리 중요한 일도 낚시에 우선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인과 다투는 일도 잦게 되고 취미생활과 직업의 구분이 무의미해지게 된다. 생활의 중심이 낚시이기 때문이다.
‘일교낚시’ 주인 정규용(43세)씨도 한때 그런 낚시꾼이었다. 3년전에 당진 일교다리 앞에 낚시가게를 열기 전까지만해도 낚시가 생활의 중심이었다. 부인이 큰 수술을 받고 자리에 누워있을 적에도 밥한술 뜨기만 하면 안도하면서 낚시터로 내달았다고 한다. 그런 정씨가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게 되고 부인과 아이문제등 가정생활을 되돌아보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낚시가게를 차리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도 낚시를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안정된 노후의 일로 그 시기가 미루어 진것 뿐이다. 도대체 낚시의 묘미란 무엇일까?
“그것은 고기를 많이 낚는 결과에 있지 않습니다. 많이 잡으면 물론 좋겠지만 오랫동안 끈기있게 기다렸다가 챔질(낚아채는 일) 할때의 기분, 고기를 손에 잡고 실갱이 하는 순간의 느낌, 그것이 낚시의 묘미지요. 흔히 ‘손맛’이라고 합니다“
낚시는 잡아들이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 손맛을 즐기기 위한 것이라 한다. 또한 떠나기 전에 여러가지 조구(낚시도구)를 준비하고 손질할 때의 과정 자체도 낚시의 즐거움에서 빼 놓을 수 없다고. 낚시가 잘 안될 때에는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집안일, 아이교육문제, 자신의 미래 등등. 자기 반성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언짢았던 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요즘엔 취미생활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 났지만 ‘낚시꾼’이라기 보다는 ‘행락꾼’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한다. 낚시터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술을 마시며 고성방가를 일삼는다든가 상대방이 자기보다 많이 잡았다고 불평한다거나 하는 사람이 바로 ‘행락꾼’이라고. 항상 뒷처리를 깔끔히 하고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작은 고기는 반드시 방류하고 먹을 수 있을 만큼만 가져가는 것이 ‘낚시꾼’의 예의라고 한다.
가 볼만 한 낚시터를 소개받을 목적으로 취재에 나섰는데 엉뚱하게도 ‘낚시’에 대한 강연을 듣게 되었다.
“가 볼만 한 곳이야 당진에서는 많지요. 대호만의 도이지, 사성지, 온동지... 그렇지만 어디 어디가 많이 잡힌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예요. 어차피 손맛 보러 가는 것이니까요”
역시 ‘낚시꾼’다운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