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수
정 지 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굚굚굚굚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굚굚굚굚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든 곳,
굚굚굚굚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러치도 않고 여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줏던 곳,
굚굚굚굚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굚굚굚굚
-당시 표기에 따라 게재했음-
1921년 경남 합천 출생
1940년 동경준대상업학교 입학. 「시양」시 전문지에 시발표
1946년 귀국하여 국민학교 교사
1945년 동시 「기차」를 국내 문단에 처음으로 월간
「소년세계」8월호에 발표
시인 천상병, 소설가 이현우와 더불어 ꡐ문단3걸(三乞)ꡑ로 불리어짐
해방후 월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