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을 한 뒤 아내와 함께 시드니로 건너온 삼십대 사내의 이야기. 한국에서 영문학 석사를 마친 사내는 시드니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려 했지만 영주권 획득 점수상 아내의 위치가 훨씬 유리하여 공부의 기회를 아내에게 돌린다.

가지고 온 돈이 바닥나고 경제사정이 어려워지자 사내는 호주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종사하는 청소업에 뛰어든다. 시드니에 먼저 와 살고 있는 대학 선배, 백선배를 통하여 이민의 고단함과 한국인들끼리 벌이는 청소권 경쟁 및 불합리한 노동착취 구조를 점차 이해하게 된다.

그 와중에 사내는 비자 연장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아내의 등록금 마련을 위해 혹독한 공장청소를 자청한다. 그러나, 두 달간의 고된 노동을 끝내지만 끝내 수퍼바이저 최씨의 사기로 모든 것들을 잃게 된다. 또한 백선배와 최씨의 말로를 통해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한 일면을 깨닫게 된다. 등록금 마감 마지막날, 사내는 술에 취해 공원의 풀밭에 누워 평소 자주 읽던 싯귀절을 떠올리다가 느닷없이 ‘식민지 의식’을 절감한다.

이국의 공간에서 서로를 신뢰하고 포용하는 민족공동체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임금체불’, ‘하청횡포’, ‘이중계약’, ‘불체자 신분 악용’ 등 상대의 이익을 가로채는 사례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모순된 존재이며, 부도덕한 행위를 일삼는지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