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의견 제출할 시간적 여유 없어
당진군이 예산편성과정에 대한 주민참여를 확대하겠다며 ‘주민참여형 예산편성’의 시행을 주요 군정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제2회 추경예산안을 의회 임시회가 개회되기 불과 3일전에 상정해 과거의 행태에서 아직 탈피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 14일 제117회 임시회를 공고했다. 25일부터 6일간의 회기로 진행되는 이번 임시회의 주요 안건은 제2회 추경예산안과 행정기구 설치 조례개정안, 환경기초시설 운영·관리업무 민간위탁 동의건 등이다.
이중에서 한보철강 정리계획 변경계획 인가결정으로 정리채권 변제대금 465억원을 징수, 92억3천600만원의 군 세입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제2회 추경예산안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경예산안은 이미 성립된 예산안에 대해 변경을 가하게 되므로 본예산 수립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본예산 수립과정에서 논란이 됐거나 예산부족 등으로 누락됐던 항목이 조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당수 시민사회단체들은 심의과정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인다.
실제로 예년에 추경예산 처리과정에서 낭비성, 선심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일부 예산항목이 증액되거나 삭감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추경예산안의 각 예산항목은 주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됐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세금을 사용하게 되므로 반드시 주민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그러나 당진군 기획감사실 예산팀은 제117회 군의회 임시회의 개회가 25일로 예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3일 전인 22일에야 상정했다.
제117회 군의회 임시회 의사일정에 따르면 25일 예산안 설명에 이어 27일부터 이틀간 축조심사를 거친 후 30일 예산안을 확정하게 된다.
의회 개회 3일 전에 상정되는 추경예산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문제점을 짚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의원들이 여론을 수렴하거나 주민들이 의견을 제출할 시간적 여유는 더욱 없다. 졸속처리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더욱이 당진군은 예산편성과정에 대한 주민참여를 확대한다며 2005년도 본예산부터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시행을 추진하고 있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주민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상태에서 처리되는 추경예산안은 과거의 관례를 답습하거나 소수 기득권층을 보호하는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반해 지방자치의 역사가 훨씬 앞선 선진국에서는 주민참여를 높이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회 개회 2주전에 공고하고 처리될 안건에 대해 모두 공개하고 있다.
독일은 의회 개회 4주전에 예산안과 조례안 등 안건을 미리 공개한다.
선진국과 같은 수준의 지방자치를 요구할 수 없지만 주민들이 예산안을 살펴보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는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의회의 이은규 부의장은 “아직 멀었다”며 “한 번 보고 검토할 시간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너무 늦게 상정하는 바람에 밤을 새워 살펴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진참여연대의 김본겸 사무국장은 “추경예산안을 분석해서 의견을 제시하려고 해도 시간이 너무나 촉박하다”며 “본예산뿐만 아니라 추경예산에 대해서도 주민참여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진군 기획감사실의 예산담당자는 “최선을 다해 서둘렀지만 일이 워낙 벅차 예정보다 늦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