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 위주 개발 바람직하지 않아, 난개발 방지 위한 조례 ‘필요’

<편집자주>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변화는 극히 일부분이다. 그 예로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이후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서해대교를 지나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당진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그 변화 가운데 하나는 바로 늘어난 관광객이다.

가족단위의 관광객에서부터 체험을 위해 단체관광을 온 사람들, 연인들.

관광지를 찾았을 때 그 이전엔 자주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우리의 망막에 자주 비쳐지고 느끼든 느끼지 않았든 뒤를 돌아봤을 때 ‘변했구나!’라는 말에 쉽게 동의하게 된다.

지역이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발전은 변화를 통해 이뤄지고 변화의 속도가 늦어지는 순간은 곧 정체로 이어진다. 그렇게 될 경우 발전의 속도도 더뎌져 주말의 고속도로 당진-서산구간이 정체되듯 정체로 이어진다.

주민 대부분이 당진군이 지향해야 할 도시 형태로 ‘문화·관광도시’ 또는 ‘생태관광도시’를 지향한다는 암묵적 동의가 있는 가운데 문화관광산업이 지향해야 할 바를 알아보고자 지역출신인 김종은 교수를 찾았다.

경희대학교 관광경영학과에 재직 중인 김 교수는 지난달 24일 대학원생들과 추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평택에 머물고 있었다.

평택에서 아산만 너머 바라본 아름다운 당진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김 교수와의 만남을 정리해 본다.

당진의 관광자원, “객관적으론 빈약한 편”

관광학을 전공한 김종은 교수는 일반인보다 비교적 많은 관광지를 다녀 볼 수 있었다. 또 분석적인 시각으로 관광지나 문화행사를 평가하는 일을 그동안 해왔다. 전국의 관광지를 대상으로 관광자원에 대한 조사를 해본 경험도 있는 김 교수는 고향 당진의 관광자원에 대해서는 실망스런 평가를 내놓았다.

“관광자원에는 문화적·산업적·사회적 관광자원이 있는데 당진의 관광자원은  사실 빈약한 편에 해당됩니다.”

하지만 김 교수는 당진의 관광자원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그린 투어리즘’의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것.

“호기심을 가질 수 있고 관광 후 그에 대한 욕구충족이 되면 그것이 바로 관광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태자원이 잘 보전되고 보호되고 있기 때문에 차별화에만 성공한다면 좋은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자부심을 갖는 이유죠.”

또한 김 교수는 당진을 유념해 관광자원에 대한 새로운 개념정의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바로 ‘레크레이션적 관광자원’이 그것.

즉 ‘체험의 기회제공’을 관광자원화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로, 사람들이 잘 아는 장점인 수도권과의 근접성과 녹색지대로 가기를 원하는 잠재고객의 욕구가 결합되면서 생태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전을 통한 이윤 추구, 관광개발의 ‘해법’

난개발 막기 위해선 조례제정을 통해 규제하는 것이 효과적

“관광자원은 공익적 성격을 띠면서 영리를 찾는 방법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 교수의 제안 중 ‘공익적 성격’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개발’이라고 하면 ‘무(無 )’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 다시 말해 건물을 짓거나 사물을 설치하는 것을 말하지만 관광에서 개발이라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유지하는 것, 즉 ‘보전’을 의미한다.

관광자원을 잘 보전했을 때 관광객들에게는 녹색지대가 되고 현지 주민들에게는 환경파괴로 인한 피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또 환경이 체계적으로 보전되고 보호됐을 때 이를 보기 위한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그것이 곧 이윤을 가져오게 된다.

무엇보다 당진이 직면한 문제는 과연 당진이 가진 관광자원을 어떻게 보전할 것이냐다. 교통이 편리해지고 각종 여건이 나아지면서 공장들이 유치되고 아파트 건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또 해안가를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가 이뤄졌고 곧 개발이 이뤄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해 김종은 교수는 업자 위주의 개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침을 놓았다.

“관광자원 개발은 지역특색을 충분히 반영해야 하지만 업자들은 이를 고려하지 않습니다.”

또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조례의 제정을 통해 규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너무 평범해서 소중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당진은 가지고 있다. 해안과 농촌이 어우러진 경관, 농촌의 소박함과 정, 그 밖의 사회문화적 전통.

어쩌면 김 교수는 고향에 이 점들을 강조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연구용역을 통해 관광개발 방향 정립해야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시각이나 체계적 분석결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늘어난 관광객에 걸맞는 관광자원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기회는 언제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다시 찾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관광객 수를 늘려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도 관광자원의 효율적 개발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 교수는 “이미 많은 시·도의 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관광자원 개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더 늦기 전에 당진군도 관광자원에 대해 총체적인 분석을 실시하고 개발전략의 큰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인구늘리기와 개발에 치우쳐 관광자원 개발을 소홀히 한다면 ‘되돌릴 수 없는 손실’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개발정책 수립시 관광자원의 개발방향에 대한 고민이 더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또 기초조사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이 이뤄질 경우 80% 이상이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일본에도 당진이 있다? 변산반도·이천 도자기축제 귀감 될만

‘타산지석(他山之石)’

어떤 일에서건 지향점(指向點)을 찾기 위해 본보기가 될 만한 곳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종은 교수는 당진의 관광자원 개발을 위해 관심을 가질 만한 관광도시 및 문화축제로 변산반도와 이천 도자기 축제를 들었다. 또 일본에는 당진과 같은 지명을 쓰는 도시 ‘당진’이 있다며 이 도시에 대한 소개도 덧붙였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이 있는 변산은 당진과 조건이 아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해안의 특징인 리아스식 해안으로 대륙붕이 발달해 어장형성에 유리하고, 갯벌이 있습니다. 이천 도자기축제의 경우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에 기반한 ‘체험축제’라는 점에서 축제의 성공모델로 평가할 수 있죠.”

“‘당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에는 ‘마쓰리(축제)’란 일종의 축제가 있는데 이 축제에는 행사주체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인위적이지 않죠. 그 지역에서 내려오는 전통을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외국인들에게 보여줬고, 전국단위의 축제로 승화시켰습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 전통에 착안하는 것, 자발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당진봉화축제’, ‘나루터 복원’ 어때요?”

같은 의미에서 김 교수는 관광자원에 대한 ‘아이디어 제시’로 말을 이어갔다.

특히 송산과 면천 등 당진지역에 위치한 산의 봉우리들은 과거 봉화 터가 있었던 곳으로 소중한 지방문화제라고 할 수 있다며 이를 소재로 하는 축제를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다.

여의도를 가득 메운 불꽃 축제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생각.

또 ‘당진’은 이름 자체가 포구를 의미하는 곳으로 과거 나룻배가 드나들었던, 해양문화가 꽃 피었던 곳이다. 이 점에 착안할 필요가 있다고 김 교수는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들인은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 서부개척시대 드나들었던 산타마리아 호를 복원해 정박시키고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저렴한 숙박료를 지불하고 묵게 해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관광자원화한 예가 있다면서 나루터 복원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것을 제안했다.

천혜의 자연 그대로와 푸짐한 민심, 정감어린 인간관계, 그 자체가 당진이 가진 관광자원이라고 말하는 김종은 교수.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가 보여준 고향에 대한 생각은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사람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이기에 그 무게가 더없이 커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야 당진에 가보자!’ 라고 얘기할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대부분을 관광연구를 위해 살아온 그의 바람이 실현되는 그날, 왠지 당진은 아름다운 도시, 풍요로운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