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백춘관 / 출판사 도서출판 띠앗 / 가격 9,000원
▲ 지은이 백춘관 / 출판사 도서출판 띠앗 / 가격 9,000원

당신은 아버지의 눈물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아버지의 눈물은 가족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을 표현할 줄 모르는 회한의 결정체입니다.

책장을 천천히 덮는다. 한동안 충만했던 작가와의 교감이 이별의 뒤끝처럼 미련과 아쉬움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보니 어둠은 소리 없이 다가와 있고, 한 줄기 스산한 바람이 스쳐지나갔다. 덩달아 몇 잎 남아있지 않은 노란 은행잎도 함께 쓸려가고 있다.

백 춘관!

책장을 열어, 하얀 낮 달을 낳고 부끄러운 듯이 미소 띠고 있는 정겨운 표지 얼굴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작가와는 당진의 아들로 같은 시대에 태어났고 함께 자라난 인연이 있다. 물장구치고, 연 날리고, 얼음을 지치면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다.

얼마 전까지도 당진에서 사업을 하더니만 어느 날인가 훌쩍 떠나가서,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소설가라는 낯설고, 예전과는 영 다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자아를 소개하면서- 자기 몸을 태운 거름이 되는 재를 남기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단순하고 도식적이던 이념적 갈등과 세대간이나 빈부간의 갈등의 시대 등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과정에서 우리 세대에게 가장 친숙한 한 가족의 해체와 재결합 과정을 통하여 가정과 책임, 행복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던져 놓고 있다.

자칫하면 통속적으로 흐를 수도 있는 문제지만 주제에 대한 작가의 치열한 문제의식과 늦깎이로 데뷔한 신인작가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특유의 감성과 냉철한 통찰력으로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보석처럼 빛나게 엮어낸 솜씨가 실로 감탄할만하다. 또한 사랑과 조화의 아름다움이 안정된 문체와 결합하여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쉽게 읽혀졌다.

어머니의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결코 대가를 바라지 않는 무조건적 사랑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어린 화자인 정수와 늙은 창녀의 순수하고 기막히게 아름다운 사랑을 통하여 줄거리의 긴박감과 가족의 장래를 위하여 냉정하게 잠시나마 가족을 버려야 했던 어머니의 눈물겨운 사랑의 기다림과 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부분에서는 이 작품이 결코 만만하거나 그만그만한 소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써 사랑을 표현하는데 언제나 부족하였던 우리들의 아버지! 책임감이란 무게에 늘 한쪽 어깨가 기울어져 있지만 누구보다 마음깊이 가족을 생각하면서도 사랑이란 단어를 안으로 안으로만 삭이는 우리들의 아버지! 그래서, 듬직하던 아버지의 어깨가 작아 보이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또 다른 서글픔이고 그리움이다.

가족을 둘러싸고 있는 외부환경에 무너지고 일어서며 다시 무너지는 가정의 해체 앞에서도 무능력해 보이는 아버지이지만 이 작품은 여기서 어린 화자인 정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갈등의 원인을 제시하여 화해의 장으로 이끌어낸다. 실로, 작가의 역량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 화자를 주인공으로 하였지만 누구도 주인공이 아니고 또 모두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또한, 가정의 행복 조건으로써 참사랑과 조화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면서 작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소외된 또 다른 아버지들은 어떤 눈물을 흘리고 있을까?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박 영 양 (국민건강보험공단 당진지사 건강관리팀장)

<지은이 백춘관 / 출판사 도서출판 띠앗 / 가 격 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