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속 사진 밑에 “잡아봤자 개폼이지 뭐”, “촌사나이 멋져”라고 써있는 단 한 줄의 문장들은 옛날 내 모습을 곧잘 설명한다.

첫번째 사진은 1981년 모내기 후 친구, 동네형과 함께 예당저수지로 밤낚시를 하러갔을 때다. 고등학교 때 어머니께 졸라서 산 카세트로 ‘YMCA’, ‘we are the champion’을 들으며 큰 병들이 소주에 낚시로 잡은 붕어로 매운탕을 끓여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옛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생산되고 있는 새우깡이 신기하기만 하다.

두번째 사진은 1981년에 동네친구들과 대둔산으로 놀러갔을 때의 모습이다. 왼쪽 끝이 나이고 오른쪽 가방을 맨 친구가 지금 당진군청 수도계에 근무하고 있는 최순영이다. 버스 안에서 저 가방에 들어있던 큰 병들이 소주가 깨져서 버스안내양이 ‘신나가 아니냐’(당시 신나는 버스 안에서 위험한 연소물질이었음)며 한바탕 소동을 피운 적 있었다.

윗쪽 사진은 1984년 합덕읍 원신흥리 집에서 총각 때 찍은 사진이다. 저 오디오는 삼성 컴포넌트 초창기 모델인데 유난히 음악을 좋아해 어머니께 졸라서 장만한 것이다. 저 때는 ‘토토’나 ‘Boney’를 무척 좋아했다. 지금은 오디오나 컴포넌트가 흔하지만 저 때는 음악을 듣기 위해서 동네친구들이 몰려오기도 했었다.

세번째 사진은 올해 1월15일 도정공장에서 아내(이용남, 44)와 우리 쌀인 ‘흙돌이와 밥순이’를 들고 찍은 것이다. 2000년 12월에 나온 ‘흙돌이와 밥순이’는 ‘흙돌이가 농사를 지어서 밥순이가 밥을 짓는다’는 뜻으로 직접 지은 것이다. 저 땐 춥기도 추웠지만 아내가 사진을 찍을 때 자꾸 눈을 감아 사진을 여러 번 찍었었다.

※광야농장 박수현(합덕읍 신흥리, 44) 대표와 이용남(부인, 44)씨는 ‘흙돌이와 밥순이’라는 쌀 브랜드를 개발했으며 현재도 쌀맛을 더 높이기 위해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