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역사관을 세우자
김대중대통령 시절 박정희기념관을 세우기로 정부가 결정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찬반 양론이 팽팽한 가운데 지금은 결국 국민성금 모금이 시원치 않아 중단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흔히 자서전하면 대체로 자랑하고 싶은 것들만 나열하듯이 기념관 하면 뭔가 좋은 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같은 뉘앙스가 풍기는데, 아직도 박정희에 대해서는 양 극단적인 역사의 평가가 있는만큼 기념관이라면 좀 그렇고 그의 재임시절 독재의 만행은 물론이요 국민의 열정을 한데 모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결집해 나가던 모든 걸 자료화해서 전시하므로서 누구든지 그 평가는 각자에게 맡길 수 있는 그런 역사관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박정희 전대통령은 필리핀의 마르코스, 저 우간다의 이디아민, 칠레의 피노체트등 그와 동시대 극악한 독재정치로 나라를 말아먹다 결국엔 쫓겨난 사람들과는 좀 다르지 않은가 싶다.
세계인구의 1%에 해당하는 우리민족이 11위의 경제력을 갖추게 된데는 아무래도 그의 지도력을 빼놓고는 설명이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말이다.
세계적으로 극악한 독재자들의 기념관이라는 게 유례가 없는 일이지만 18년의 재임기간 동안 사회곳곳에 뿌려진 그의 흔적들이 파괴되고 훼손될 때마다 그 자체도 역사라는 반론들이 이는 걸 보며 그 시대 모든 걸 한 곳에 전시할 필요를 느끼는 것이다.
얼마전 열혈장년 한 사람이 윤봉길의사의 충의사 현판을 내려 박살을 냈다는 뉴스가 있었다.
윤봉길의사가 누구인가?
일본군 소위 박정희가 충성을 맹서하는 일본군부의 시라카와 대장을 폭살하여 독립운동의 불씨를 지핀 천하의 영웅이 아닌가 말이다.
그런 사람을 기념하는 사당에 민족반역자의 편에 섰던 사람의 현판을 버젓이 내건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생각이다. 백범일지(돌베개 刊
331쪽)에 보면 거사직전 김구선생과 나누는 혁명가의 의지를 생생히 느낄 수 있는데 그런 충의사에 친일파의 글씨라니? 차라리 그보다는 김구선생의 글씨를 집자(集子)라도 하여 걸어 놓는 게 훨씬 그 높은 의기를 선양하는 길이 아닐까 하는 점이다. 그런데도 해당군청에서는 원형대로 복원할 계획이라는데 차제에 좀 생각을 해 볼 일이 아닌가 한다.
그러니까 자의적으로 파괴하고 훼손할 게 아니고 18년간 흩뿌려진 그 시대 역사의 편린들을 한데 모아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삼자는 것이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중앙청 옛 총독부 청사를 철거하는 과단성이 역사의 훼손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도 있지만 우리의 현대사에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바로잡아 나가는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2005년 3월
柳 宗 吾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