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살고 있는 가구중 70% 이상이 노인부부만이 생활하는 가구로 이들이 논과 밭을 지키며 농업을 천직으로 삼고, 누대에 걸쳐 농촌에 살고 있는 농부들이다. 사시사철 햇볕에 그을리어 신관은 까맣고, 젊어서는 자녀들 뒷바라지하느라 자신들에게는 엄격하게 절제한 탓에 육체는 왜소해졌으며 몸 어느 부위도 성한 곳이 없어 걸음걸이가 꼴불견하게 보여지는 노인들이 오늘의 농부이며 이분들이 바로 우리의 부모님들이다.

이런 부모님들이 70~80세 되었어도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고 아직도 농사일에 매달려 있다. 농촌이 기계화되어 예전같이 노동력은 덜 들지만 농기계의 과중한 비용과 육체적인 열세로 농기계를 운용하기에 힘이 부쳐 구입하지 못하였다. 이런 노인농부들이라 마땅히 노후대책을 세운 것도 없으며 그들의 유일한 대책이라면 자식들이 마음의 울타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적게 뿌리는 사람은 적게 거두고 많이 뿌리는 사람은 많이 거둔다는 농사 메모를 모를 사람은 없다. 그러나 노인농부의 대다수는 씨를 많이 뿌릴 논이 없다는 것이다. 일년 농사 지어서 한달에 5-60만원의 수입이 고작인데 다행인 것은 이제는 자식들 뒷바리지는 안해도 된다는 것이 행운중의 행운이다. “나는 행복합니다. 그대들도 행복하시오.”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유언인데 오늘날 농촌에 사는 노인농부들은 행복하지 못하니 심각한 문젯거리인 것이다. 바로 이런 농부들이 우리의 부모님이시다.

월수입 50~60만원인 농촌의 노부부가 이틀이 멀다하고 병원 나들이를 한다. 허리, 무릎 등의 관절통증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들르며 치과, 안과 등은 일상화되어있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노인들이 병원에서 치료받는 의료가 의료보험에 해당되지 않아 많은 돈을 자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농촌의 노인농부들은 겨우겨우 밥만 먹고 산다. 출향한 자녀들이 보내주는 약간의 용돈에 행복의 지수가 오르고 내리고 한다. 바로 이런 농촌의 노부부가 우리들의 부모님이시다.

소외계층 없고 도·농간 균형있는 발전을 하면서 다같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정권을 인수한 지 만2년이 지났는데 정책은 고사하고 피부에 와닿는 것은 절망 뿐이다. 외국의 싼 쌀이 들어오면서 우리 농부들이 생산한 쌀값은 생산비도 못 미치는 판국에, 생계는 누가 해결해 준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사는 구호뿐인 정책보다 잘 먹고 잘 살지 않아도 적은 수입이라도 마음 편안히, 평화로운 삶이 이어지도록 해주는 정책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우리 주변에 작고 쉬운 일부터 고쳐나가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큰 정치의 첫걸음이 아니겠는가. 농촌의 노인농부도 당당한 우리나라의 일원임을 바로 인식하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들의 부모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