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삶의 테두리’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새마을금고, 정당, 교회, 종친회는 내가 속해 있었던 삶의 범주들이었다. 사진 속 보이는 하얀 저고리에 검정치마를 입은 아내(육희영, 1998년 작고)의 모습은 1946년 인천 송림동으로 나를 이끈다.

입대를 앞두고 사촌형(손달환)이 꼭 필요할 것이라면서 집 앞에서 찍어준 사진이다. 사진 속 아내는 대학에 다닐 때 부모님들을 통해 알게 됐고 겨울방학 때 장가가라는 말에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는 아주 소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두번째 사진은 젊은 시절 당진장로교회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을 할 때의 모습이다. 오토바이 앞에 앉은 아이들이 바로 제자들이었다. 세번째 사진 속 장소는 1950년대 석문면사무소 앞이다.

당시 나는 면의원(당시에는 면에도 지방의회가 있었음)이었는데 자유당이 집권하고 있었던 시절이었고 부정부패가 심했던 시절이었다. 15명의 면 의원 중 단지 3명만이 자유당이 아닌 조병옥 박사가 이끄는 민주당 등 야당이었다. 수는 적었지만 고군분투했던 그런 때였다.

마지막 사진은 김구 선생 다음으로 존경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아산의 현충사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다. 사실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민족의 분단을 반대했던 김구 선생님과 찍은 사진이었는데 6.25전쟁 중 없어진 것 같아 아쉽다.

사진을 보다보니 그동안 쏟았던 열정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이제는 이런 나의 추억들을 하나둘 정리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손인교(78)씨는 전 당진새마을금고이사장으로 23년동안 일했으며, 당진장로교회 장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