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제철소 입주 광양시, 청소년 기관지염 최고 50배

환경단체 “복구 불가능한 치명적 피해, 반드시 저지할 것”

아이앤아이스틸이 일관제철소 건설을 공식 발표하면서 지역차원의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일관제철소 건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아이앤아이스틸은 ‘고로’라는 용어를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고로가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업계 등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고로(高爐, shaft furnace)는 높은 용광로를 말하는 것으로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공정을 지칭한다. 국내에서는 포스코만이 유일하게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고로를 갖고 있다.

고로는 고철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전기로에 비해 고품질의 철강재를 만들 수 있는 반면 다량의 유해한 오염물질을 배출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공해시설로 지목되기도 한다.

고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철광석을 덩어리 형태로 가공하는 소결공정과 유연탄을 코크스로 만드는 공정이 필요하며 이 공정에서 황산화물(SOx)이나 질소산화물(NOx), 분진 등 오염물질이 다량 발생한다.

고로를 사용하는 유일한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경우 광양공장에서의 아황산가스 배출량이 전국 1위로 산성비, 오존오염도 등 주민건강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조사되고 있다. 단일 제철소가 서울시 전체보다 많은 아황산가스를 배출하는 셈이다.

지난해 9월에 발표된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1㎞ 반경에 거주하고 있는 태인동 주민들의 건강실태 조사 및 환경위해요인 평가보고서(연구책임자 백도명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광양 주민 2명 중 1명이 만성기관지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전국 평균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로 특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의 만성기관지염 유병률이 전국대비 크게는 50배까지 높았다.

이와 함께 최근 일부 언론에서 공개한 환경부의 2001~2003년 ‘다이옥신 실측사업 결과’에 따르면 포항·광양제철소 등 국내 제철공장 소결로 굴뚝의 다이옥신 배출농도는 배출가스 1㎥당 평균 0.9367ng(나노그램=10억분의 1g)에 달했다. 이는 도시 쓰레기 소각로 배출 기준치(㎥당 0.1ng)의 9배를 넘는 수준이다. 또 배출농도가 가장 높은 곳은 2.0595ng으로 쓰레기 소각로의 20배나 됐다.

따라서 지역의 환경단체에서는 아이앤아이스틸의 고로건설계획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상임의장 박세진)은 지난 19일 성명서를 통해 “고로는 복구불가능한 치명적 환경재앙을 불러와 지역의 환경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며 “만약 아이앤아이스틸에서 일방적으로 고로 건설을 강행한다면 각계각층의 주민들과 범군민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차용 강판을 안정적으로 수급하기 위해 반드시 고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설명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그러한 논리대로라면 세계의 모든 자동차 회사는 제철소를 운영해야 하고 고로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만약 아이앤아이스틸이 고로를 건설할 경우 현대차 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 열연과 냉연을 거쳐 자동차를 생산하는 공정을 갖추게 된다.

당진군도 공식석상에서 용광로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종기 군수는 지난 17일 열린 상공회의소 의원 간담회에서 “고로는 환경적 영향이 너무나 크다”며 “환경이 무엇보다 우선한다”고 밝혔다. 민 군수는 올 초 읍면순방에서도 비슷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