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접란 재배로 승부 건다”

중국수출 꿈꾸는 난 전문 재배농가 미초난원 정준옥씨

어느 때부턴가 각종 행사장이나 개업집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난이 있다. 가늘고 길다란 줄기는 끝부분에서 살짝 곡선을 이루고 여기에서 진분홍 또는 아이보리색 대여섯송이의 꽃을 피운다.

환경만 잘 맞춰주면 석달동안 꽃을 볼 수 있어 더욱 인기인 호접란은 2~3년 전부터 우리지역에서도 집단 재배농가가 생겼다.

축협사료공장옆 600여평의 시설하우스에서 호접란 10만본을 재배하는 정준옥(31세)씨는 요즈음 부쩍 마음이 들 떠 있다. 난 재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뒤 첫 출하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준옥씨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주위로부터 새시대 농업인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릴적부터 화훼에 관심이 있었다는 그는 예산농업전문대에서 원예를 전공하고 태안에서 2년간 임대농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고향 당진에 온건 지난 98년.

당진군에서 5천5백만원을 지원받아 현대화 자동온실을 세우고 본격적인 난 재배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양난의 재배 역사는 15년으로 짧은 편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축적된 노하우가 부족한 편이죠.”

그래서 정씨는 시간만 나면 전문서적을 뒤적이고 있다. ‘연구하는 농업인’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도 학창시절 배운 지식에 만족하지 않는 그의 연구정신에서 비롯됐다. 물론 당진에서 그보다 먼저 난재배에 뛰어든 선배농업인도 정씨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송악의 박성열씨, 면천의 서민원씨가 그들이다.

“난의 매력은 무엇보다 생명력이 강하다는 데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자생지와 똑같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을 때 가능하죠.”

정씨가 그중에서도 호접란을 선택한건 연중 출하가 가능할 뿐 아니라 특유의 곡선미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동남아가 원산지인 호접란은 2년간의 재배기간을 지나 꽃을 피운다. 15~18℃에서 꽃이 피어있는 기간은 3개월. 일반가정의 실내온도와 비슷해 어렵지 않게 가꿀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정씨가 재배한 호접란은 서울 유통공사 등의 경매장으로 출하된다. 작년 12월 첫 출하를 계획했으나 일조량이 좋지 않아 계획보다 한달가량 늦어졌다.

전국적으로 물량이 많은데다 경기불황으로 현재 본당 가격이 3~4천원으로 예년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다. 올 5월까지 5만본을 출하할 계획이다.

“현재 호접란의 국내시장은 수요와 공급이 대체로 맞는 편입니다. 하지만 수요공급의 균형은 앞으로 길어야 3년이 될 것으로 봅니다.”

정씨는 그래서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부터 중국쪽 시장을 뚫어보겠다는 포부다. 또한 조직배양실도 낼 계획. 단기간 적은 면적에서 대량의 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조직배양은 그가 학창시절 남다른 의욕을 갖고 공부했던 분야다.

정씨의 농장 한켠에는 난 직매장도 갖춰져 있다. 동료인 최장희·김근호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상품가치가 높은 각종 난을 직판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발길이 잦다고 자랑이다.

“이제 농사꾼은 재배, 시설, 유통, 경영 등 모든 분야에서 전천후 기술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정씨에게서 당진농업의 차세대 주자다운 패기가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