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관계자 “허락 없이 들어간 것 아니다”
피해를 입은 고모 씨가 피해장소에 직접 들어가 상수관로로 생긴 늪을 확인해주고 있다. 공사 부근은 푹푹 꺼지는 것은 물론 사고시 유출된 기름기가 남아 있다.
대호지 농번기로 접어들 무렵인 지난달 9일경 고모(대호지면 조금리)씨는 예상치 못한 사고를 경험해야 했다.
로타리 작업을 위해 트랙터를 끌고 논에 들어갔다 바퀴가 빠지는 낭패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으레 논에 농기계가 빠지는 일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사연이 깊다. 고씨 역시 피해 당시에는 그저 늪이 생겨 피해를 입은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트랙터가 빠진 곳은 새로 생긴 늪이 아니었다. 바로 농촌생활용수사업의 일환으로 군으로부터 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가 심어놓은 상수관로 때문이었는데 고씨에 따르면 논의 소유주에게는 공사와 관련 어떠한 통보도 없었다.
고씨가 경험한 이와 같은 낭패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논에 빠져 꿈쩍도 하지 않는 트랙터를 끌어내기 위해 다른 트랙터를 불렀지만 워낙 심하게 박혀좀처럼 빠지지 않았고, 급기야 포크레인까지 동원됐다.
그 뒤 선배들을 통해 상수도관이 묻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씨. 이장과 군청관계자에게 물어 업체에 전화를 했다. 하지만 고씨는 업체로부터 “법적인 하자가 없다. 변상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트랙터 파손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농번기에 고씨는 시간과 작업에 있어서 피해를 입었다.
군관계자 “공사시 소유주가
인지할 수 있도록 고지해야”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이 지역 농업생활용수 공급사업은 지난해 12월 19일 시작돼 피해가 발생한 사성리는 2월 초순경 공사가 완료됐다.
문제는 상수관로가 지나가는 토지의 소유자에게 상수관로가 지나갔음을 고지했어야 하는데 통상적으로 완벽한 고지가 힘들다는데 있다.
건설과 농지팀 이석근씨는 “(상수관로등이 지날 경우) 토지 소유주가 인지할 수 있도록 고지하는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완벽하게 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업체에서는 어느 정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주민설명회도 열었고, 주민에게 사실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설명에서 제외된 토지주들이 있다는 점이다.
고씨에 따르면 작업을 위해 들어간 논은 작은아버지 외 종친2명이 공동으로 소유한 땅으로 이들 소유주들은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업체측 관계자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업체 관계자는 “바로 인근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자신의 땅이라면서 상수관로가 들어가도 된다고 했고, 그래서 공사가 이뤄진 것”이라며 “마음대로 허락도 없이 파고들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체가 위와 같은 노력을 했다 하더라도 정확하게 토지소유주를 확인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책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상수도관로 공사로 발생한 문제에 대해 피해를 입은 고모씨는 파손된 수리비 전액(약 100만원)을 변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업체에서는 감가상각을 고려해 그 중 일부만을 배상하겠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