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5일부터 서해안관광농원에서는 ‘장미와 꽃 축제’가 한창이다.
으레 축제는 떠들썩하고 요란한 법이지만 ‘장미와 꽃 축제’는 좀 다르다. 조용하고 차분하다고나 할까. 일반적인 축제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라면 ‘장미와 꽃 축제’는 자연이 벌이는 축제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그것도 꽃피는 봄철이 지나면 볼 수 없는 축제... 그 현장으로 잠시 안내한다.
축제의 현장으로 가려면 송악면 청금리의 과수원 길을 지나게 된다.
6월, 모든 것은 푸르다. 하지만 이 곳을 지날 때 느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그 푸름에도 제 각각 ‘다름’이 있다는 사실이다. 눈앞에 다가오는 다양한 녹색들. 산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 서해안관광농원이 있다.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자동차의 창문만 열어도 푸르름은 더 가까이 다가온다.
‘해질 무렵 과수원 길’이라는 간판이 객(客)을 반기고, 노랗고 붉은 꽃들이 한 번 더 맞아준다. 그리고 자동차로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축제의 현장이 나타난다.
주차장에 차를 멈추노라면 ‘정면주차하세요’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그 글귀에서 꽃과 나무를 사랑하는 주인의 마음이 느껴진다.
차에서 내려 장미와 이름을 알 수 없는 들꽃을 지나 만나는 허브거리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우뚝 선 낮은 ‘∩’자형 석고 기둥 앞에서 머리를 숙이고 들어서면 허브의 향기가 가득 느껴진다. 향기만 달라져도 다른 세상이 돼버리는 이곳을 지나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면 연못도 발견할 수 있다. 또 연못에 이는 잔잔한 물결은 바람과 닿아 있음을 말해준다.
한쪽 길을 선택하면 다른 길은 포기하거나 돌아올 때를 기다려야 하는 법...
지켜볼 수밖에 없는 허브거리 옆 길은 만개한 장미로 가득하다. 곳곳에 손수 써내려간 문구들이 보이고 조금 안으로 더 들어가서야 반가운 인기척이 들린다.
그곳에서 축제현장을 가꿔온 이복만(60)·문명자(48)씨를 만날 수 있다.
조금 안으로 들어가자 다시 눈길을 끄는 것은 ‘그네’... 그 너머 대롱대롱 걸린 여러 종류의 화분이 처마밑을 차지하고 산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 또한 여간 즐겁다.
잠시 쉬어가려고 발코니 아래 탁자에 앉으면 주인으로부터 레몬밤잎(허브의 일종)이 띄워진 앵두차를 대접받는다.
빛깔고운 차 한 잔에 이곳을 찾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은 말끔히 사라지고 꾸밈없는 자연이 주는 ‘맛’에 한 번 더 놀란다.
사람들은 욕심이 많다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단지 향긋한 풀냄새와 시원한 바람, 그리고 적막함 속에 역동하는 자연을 느끼기 위해서 온다.
평소 그냥 지나치는 꽃 한송이도 각각의 이름이 있음을 이곳에선 알게 된다.
이윽고 만나는 만개한 장미 밭에서는 구경과 사진촬영이 이어진다.
서해안관광농원의 장미와 꽃 축제는 오는 6월 말까지 계속되며, 이곳을 찾게 되면 장미라는 하나의 이름에도 아주 다양한 색깔과 모양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축제를 준비한 이복만, 문명자씨 부부는 95년부터 서해안 관광농원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향후 어린이팬션 건립과 향기축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 서해안관광농원:356-2025~7
- 입장료 2000원, 숙박 1인당 10000원
식사 5000원부터, 차 1000원부터
- 전화 요청시 차량 대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