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경리 인근 돈사에서 방류하는 축산 오폐수로 오염된 마을 인근 농수로의 모습. 악취와 해충은 물론 자라있어야 할 수초들도 고사한 상태다.
▲ 후경리 인근 돈사에서 방류하는 축산 오폐수로 오염된 마을 인근 농수로의 모습. 악취와 해충은 물론 자라있어야 할 수초들도 고사한 상태다.

분뇨처리 방식 변경 등 대안마련 시급

돈사에서 나오는 오폐수로 합덕읍 후경리 인근 농수로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농수로 일부 구간의 경우 주택가와 인접해 있어 여름철엔 악취와 해충이 발생하는 등 주민불편이 극심하지만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관계기관의 시급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후경리 인근의 농수로에 직접 가보면 오염의 심각성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비가 많이 내려 다소 오염이 덜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심한 악취가 나고, 시커먼 부유물들이 농수로에 가득 떠 있는데다 일부는 이미 퇴적층을 형성하는 등 오염이 고착화된 상태다.

또 갈대 등 풀들이 무성히 자라있을 시기임에도 오염된 농수로 주변의 경우 풀들이 고사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인근 주민들은 제초제를 뿌리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았지만 풀이 죽어 있다면서 오염의 심각성에 한 목소리를 냈다.

마을 인근 4개 돈사에서 오폐수 유입

이처럼 후경리 일대 농수로가 심하게 오염된 이유는 인근에서 운영중인 김모씨와 이모씨, 박모씨, 전모씨의 돈사 때문이다.

이곳에서 약 3000여두의 돼지들이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방류사업장(분뇨 등을 일정정도 정화한 뒤 그대로 방류하는 사업장)이다 보니 완전 정화되지 못한 오폐수들이 이곳 농수로로 반입되면서 오염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또 과거에 준설을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고 문제제기를 할 때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이웃이기도 한 사업자와 마찰만 빚어질 뿐 해결되지 않는 등 감정만 상하자 이 곳 주민들은 이제는 ‘쉬쉬’하는 분위기다.

이곳에 거주하는 76세의 한 노인은 “냄새 때문에 죽겠다. 지금도 문을 못 열어놓는다”면서 극심한 불편을 호소했다. 또한 “과거에는 물고기를 잡았을 만큼 깨끗했던 지역”이라면서 최근 심각해진 오염상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마을발전 발목 잡는 농수로 오염

특히 후경리 일대의 오염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유는 돈사로 인한 농수로의 오염이 단순히 주민불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마을 발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합덕지역의 한 인사는 “서울 등지에서 직거래를 하러 왔다가 마을의 오염상태를 보고 선입견을 갖게 돼 거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준설을 비롯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축산오폐수가 농수로를 오염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삽교천 지류로 흘러가고 있어 오염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누군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진군, 문제 인식하지만 해결 어려워

감독기관인 당진군청 환경관리과에서도 이와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환경관리과 인은환씨는 “방류사업장이라 감독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기준치 이하로 정화한 축산오폐수를 방출하더라도 농수로를 지나면서 침전이 이뤄져 오염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준설을 하려고 계획했지만 인근 논둑이 허물어질 위험이 있어 농지소유주들이 반대, 준설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분뇨처리방식 바꾸거나 돈사 이전 필요

현재 돈사에서 발생하는 축산오폐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하나는 후경리 돈사와 같은 방류사업장, 즉 축산오폐수를 정화한 뒤 그대로 방출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발생한 오폐수를 방류하지 않고 전량 수거해 일정지역에 매립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후경리 농수로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뇨처리 방식을 방류방식에서 수거방식으로 변경하거나 돈사의 이전 등을 고려해야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비용문제가 수반될 뿐더러 사업자의 의지(결단)도 필요해 그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국회에서는 올 하반기 ‘가축분뇨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예정으로 개정 시 오염유발을 하는 돈사에 대해 가축사육을 중지하는 등 감독기관의 권한을 강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