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교리를 가둬버린 엄청난 둑방
저무는 가교리에 유난히 일찍 어둠이 깔린다. 조그마한 산들을 등에 대고 반원처럼 모여 앉은 마을. 뒷골 맨 뒷집에서 보아도 저멀리 저수지며 반촌리까지 시원스레 뚫렸던 시야는 이제 어마어마한 높이와 규모의 둑방에 가로막혀 빈 하늘만 보여준다. 이젠 영락없이 갇힌 신세다.
마을의 작은 산(山) 국사봉 뒤로 넘어가는 해가 넓은 논두렁 위로 천천히 드리우던 해그림자도 이제는 마을 앞을 가로막고 선 ‘물건’에 부딪쳐 금새 사방을 어둠에 잠기게 한다.. 달라진 가교리의 저녁.
서해안 고속도로 당진~서천구간이 시작되는 지점, 송악면 가교리는 서해안 시대의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저 서해안 고속도로의 작은 ‘그림자’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