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된장 잠자리야'

지은이 조성자 | 그림 김종도 | 펴낸곳 사계절 | 가격 7,000원

“오늘 집에 오는 길에 뭔가 새롭게 본 게 있나요?”

“…….” “없어요.” “생각 안나요.” “학원 차 타고 와서 뭐 볼 새도 없어요!”

이런 질문이 진부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우리 아이들이 정말 바쁘게 사나봅니다.

생각조차 차분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여유란 건 없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의 입에서 이런 표현은 아주 쉽게 나오지요. 질문에 고민을 해 보는 것도 귀찮아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안타깝다 못해 답답해집니다. 그래도 시골 생활에 자연의 특혜를 받고 사는 것에 위안을 삼고 싶지만 정서의 삭막함은 도시에 사는 아이들과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매끈한 아스팔트 길을 걸으며 인라인과 킥보드의 속도감을 즐기고 인터넷 게임에 매료되어 사는 아이들에게 길가의 돌멩이 이야기는 관심 밖일 수밖에 없겠지요. 일전에 일본에 있는 돌공원이 소개된 적이 있는데 마음에 큰 울림을 받았답니다. 그곳은 사람들이 찾아와 저마다 마음이 가는 돌 앞에 앉아 조용히 얘기를 나누는 듯 한참을 고즈넉이 있다가 가는 거예요. 무생물인 돌과 하나가 되어가는 숙연한 그 모습들을 보면서 무척 감명을 받았지요. 자연적인 돌공기가 아닌 플라스틱 공기가 더 익숙한 우리 아이들에게 길가에 있는 하찮은 돌멩이도 애정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성자 님의 짧은 동화 「행복한 돌멩이」(날아라 된장 잠자리야)를 통해서 맑고 귀한 마음이 전염되길 바래요. 이 이야기의 소박함에 젖어들어 아이들이 하찮은 것과 귀한 것의 의미를 생각하고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서 느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자연의 질서 안에서 자각의 과정을 잘 깨달으면 더 좋겠습니다.

꽉 짜여진 학교생활, 이어지는 사교육, 경쟁을 요구하는 이기적인 또래 집단 아이들 틈바구니 속에 지내느라 아이들은 수축되고 뜻밖의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그들 내면에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종종 느낍니다. 부모의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 시대가 안겨주는 문화적인 부산물 때문에 ‘생각의 부재, 표현의 부재’란 병에 걸리는 겁니다.

관념적인 말들로 ‘너는 귀하고 중요한 존재다’ ‘너는 소중해’라는 설명보다 좋은 동화 한 편을 통한 말없는 신뢰감이 아이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어른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명쾌하고 지혜롭다는 것을 잠깐씩 망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배워갈 겁니다. 하찮게 여겨지는 것들에도 따뜻한 관심의 눈길을 주는 보석 같은 마음을 기르고 자신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는 법을 말입니다.

길을 가다 바쁜 마음 늦추고 잠시 멈추어 서서 돌멩이 하나 주워들고 아이와 이야기 나누면 좋을 듯합니다.

김미영 | 독서지도사

★낮은 학년, 높은 학년 (토론 주제)

★같이 보면 좋은 책:미운 돌멩이(이현주)

-주제별동화선집5, 어린이도서연구회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