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목소리를 돌비스테레오처럼 입체음향으로 들으면서 그림으로 책을 읽는 아이의 모습은 떠올리기만 해도 흐뭇해집니다. 입으로 먹는 음식도 중요하지만 ‘마음으로 먹는 양식’인 책을 보면서 쑥쑥 커가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놀랍답니다. 어릴 적부터 좋은 그림책을 많이 접하는 것은 마음의 기초공사를 풍부하게 하는 일입니다.
예전에 한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한 ‘행복한 사자’와의 만남을 들려준 적이 있는데 참 인상적이었어요. 하루는 글도 안 깨우친 아이가 혼자 책을 읽고 있더랍니다. 신통한(?) 마음에 “너, 이 그림책 다 읽을 수 있어?”라고 물었더니 아이는 “엄마, 내가 읽어 줄게!”하며 줄줄 읽어 나갔대요. 그런데 글을 모르는데도 들려주는 내용이 놀랍게도 그림책의 이야기와 거의 일치했답니다. 물론 조금씩 그림을 다르게 해석한 부분도 있었지만…….
혼자의 상상력으로 그림책을 신나게 읽었을 아이를 생각하면서 좋은 그림책이 얼마나 아이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줄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지요.
아이가 엮어낸 이야기는 작가의 의도와는 약간 비껴갔지만 또 다른 재미를 주었고 이 책을 다시 보게 만들었어요. 환상을 잃어버린 어른을 거짓 없는 동심의 세계로 이끌고 쉼을 주는 것은 우리 아이들입니다.
어느 날 '행복한 사자‘는 사람들이 늘 자기를 사랑해주어서 언제나 행복했는데 우연히 우리 밖으로 나와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게 되지요. 사자는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밖으로 나온 자기를 보자마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기절하는 모습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지요. 그런 반응을 보인 사람들을 웃기다고 생각하면서. 사자는 자기를 보면 비명도 지르지 않고, 기절도, 도망도 치지 않을 친구를 만나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영문도 모른 채 행복한 사자는 위험에 처하게 되는데 그때 ‘진짜 친구’ 프랑소와가 “안녕”하며 달려옵니다. 사자는 너무 너무 행복한 나머지 소방대원들 일은 까맣게 잊고 다시 ‘행복한 사자’가 되어 동물원으로 돌아옵니다.
우리 안으로 돌아온 사자는 예전처럼 사람들의 사랑을 되찾았지만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겠지요. 어른들이 좀 이상하다는 걸……. 그리고 아이들은 적어도 말과 마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늘이 더없이 푸르고 청명합니다. 오늘 그 하늘을 닮은 아이와 함께 ‘행복한 사자’에게서 순수한 동심에 물드는 건 어떨지요?
3세부터 유치부까지
시공주니어 | 6500원
김미영ㅣ독서지도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