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 로렌차일드 | 펴낸곳 국민서관 | 가격 8,500원
끼니마다 식탁에서 실랑이가 벌어집니다. 편식을 하는 아이와 골고루 먹이려는 엄마사이에 밥상을 두고 작은 전쟁이 일어나지요.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흔히 일어나는 풍경입니다. 절대로 친근감이 가지 않는 음식 앞에서는 엄마의 엄한 채근질에도 요지부동입니다. 어떻게든 골고루 잘 먹이고 싶은데 엄마 맘을 도통 아랑곳하지 않으니 속상할 수 밖에요.
그러잖아도 웰빙바람이 불어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가는데 하물며 아이들의 식단에 관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좥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좦는 편식을 주제로 다룬 그림책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편식 습관을 엄마의 훈육으로 해결하지 않고 가장 가까운 놀이 친구인 오빠가 해결해 줍니다. 통통 튀는 표현과 멋진 상상력을 발휘해서 말이죠.
처음 이 책을 발견했을 때 청량한 캡슐이 터지는 것 같이 머리 속이 환해졌죠. 입가에 웃음이 번지며 ‘야 정말 상큼하고 재미있는 책이구나.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엄마의 열 번 잔소리보다 더 마음을 열어주는 책.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나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지요. 아이들은 ‘내 마음하고 똑 같아’ 하는 책을 너무 좋아해요. 그러면 동화되는 효과도 그만큼 크지요.
이 책에 나오는 찰리 오빠는 롤라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부모들과는 아주 다른 방법을 택합니다. 부모는 “음식은 영양이 치우치지 않게 먹어야 해!”하고 어렵게 말합니다. 그러나 롤라의 식사 책임을 맡은 찰리는 아주 쉽고 위트있게 해결하지요. 콩, 토마토, 으깬 감자, 당근, 양배추 등을 싫어하는 롤라는 ‘오빠가 어떤 걸 줘도 난 절대로 안 먹을거야’ 하는 눈빛을 하고선 삐또롬히 앉아서 자기 고집을 야무지게 드러내지요. 그런 롤라를 보면서 지혜로운 찰리는 어떻게 하면 먹일 수 있을까 온갖 궁리를 해요. 그런 찰리에게 부모들은 한 수 배웁니다.
롤라에게 무조건 먹을 것을 내놓지 않고 놀이를 통해서 상상을 버무린 밥상을 차립니다. 당근은 당근이 아니라 목성에서 나는 오렌지뽕가지뽕이구요, 콩은 초록나라에서 나는 초록방울, 으깬 감자는 구름보푸라기, 생선 튀김은 바다얌냠이라네요. 절대 오빠 꾀임에 넘어가지 않겠다던 롤라는 어느새 그 싫어하는 음식 앞에 가서 열심히 맛을 보죠. 나중에는 한술 더 떠 제일 싫어하는 토마토를 가리키며 못 믿겠다는 오빠에게 능청스런 표정으로 “달치익쏴아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데.”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쿨하게 편식쟁이에서 졸업합니다.
롤라와 찰리 시리즈는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읽는 작가의 재치, 통통 튀고 기발한 번역, 눈길을 끄는 팝아트 스타일의 재미있는 구성이 아이들의 마음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전통적인 평면 구성을 한 채색 그림책과는 달리 실제 사진과 그림 따로 오려붙이기, 헝겊과 종이 찢어 붙이기 등 다양한 콜라쥬 기법으로 책 속에 쏙 빠져들게 합니다.
위트 넘치는 글과 그림으로 아이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는 로렌 차일드는 이 책 외에도 ‘난 학교 가기 싫어’, ‘난 하나도 안 졸려, 잠자기 싫어’ 등과 클라리스 빈 시리즈 같은 다채로운 그림책을 펴내 어린이 독자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습니다.
김미영 | 독서지도사
★3~4세에서 7세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