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과일가게 앞에 사과 한 개가 놓여 있습니다. 온통 흑백 그림 속에 사과만 빨간색으로 선명합니다. 그리고 그 사과를 보고 저마다 생각하고 추억하는 것을 보면서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과일, 하나의 사물에 대해서 사람마다 다르게 생각하고 상상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랍니다. 사람이 어떤 사물을 여러 가지 시각, 여러 가지 각도로 볼 수 있는 눈을 ‘천개의 눈’이라고 말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나오는 사과는 ‘천개의 사과’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빨간 사과를 보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면서 그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이가 얼마인지,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에 대해 추리해 볼 수 있습니다. 펼친 책 오른쪽 사과의 생각을 그린 그림을 가리고 읽으면 아이들이 더 많은 생각과 재미를 끌어낼 수 있어요. 사과를 보며- 바쁘게 뛰어가는 회사원, 감탄하는 농부 아저씨들, 표현을 고민하는 화가, 예쁘게 포장하면 좋겠다는 기차역 과일가게 주인, 환자를 생각하는 의사, 멋진 노래를 만들려는 멋쟁이 작곡가, 수학 문제를 만드는 수학 선생님, 예리한 눈으로 관찰하는 경찰, 솜씨 좋은 목수 아저씨, 소풍을 즐거워하는 아이들-이렇게 각기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거구나! 그럼 사과가 아니라 다른 사물도 ‘천개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의 물꼬를 틀 수 있겠지요.
무엇을 배우는 것도 가지고 싶은 것도 절실하기 이전에 부모가 해결해 주어서인지 의욕 감퇴, ‘내 생각 부재’의 현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면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을 쓰려면 평소에 사물을 관심 있게 바라보며 관찰하는 눈과 생각을 길러야 합니다.
하나의 사과를 통해 사과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알아보고, 또 ‘나’에 대해서도 천개의 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런 토론을 하다 보면 하나의 사물, 하나의 현상, 하나의 존재에 대해서 단지 하나의 시각, 하나의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천개의 눈’을 가지고 본다면 얼마나 다양하고 폭넓게 세계를 상상하고 볼 수 있는지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지은이 이노우에 마사지 | 옮긴이 정미영 | 펴낸곳 문학동네 | 가격 8,000원 | 전학년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