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대책위와 충남도 불참 선언하자 군·의회도 좌초
당진군 “피해지역 주민 설득되면 다시 추진”
당진군과 군의회가 고로제철소를 반대하는 주민 대책위원회 측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외 제철소 견학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 결국 대책위측의 불참과 방문지 섭외실패 등으로 인해 지난달에 이어 또 다시 견학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당진군과 군의회는 선진외국의 제철소 견학을 통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이 가능한지 실상을 직접 보고 고민한다며 35명 규모의 방문단을 구성해 10월20일부터 6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의 신일본 오이타 제철소와 네덜란드의 코러스 제철소 견학을 추진했었다. 그러나 고로제철소를 반대하는 주민대책위 측에서는 방문단 구성이 도의원, 군의원, 송산·송악 건설저지 대책위, 개발위원회, 환경단체, 농민단체, 언론인, 여론담당 경찰, 여성단체 등으로 지나치게 광범위한데다 방문지역이 제철소만으로 한정되는 등 견학일정에 대해 아무런 사전협의가 없었다며 불참하겠다는 뜻을 표명했었다.
또한 지난 10월4일 대전에서 열린 고로제철소 건립 저지 군민결의대회 당시 심대평 도지사도 주민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대책위 측이 불참할 경우 당초 충남도가 책정한 예산 1억원에 대한 집행을 중단하고 도 관계자들도 불참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주민 대책위 측에 이어 충남도에서도 불참하겠다는 뜻을 표명하자 한 때 견학을 연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당진군과 군의회는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강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번에는 불참을 선언했던 주민 대책위 측과 충남도 관계자를 제외시킨 채 11월7일부터 5박6일간의 일정으로 군의원 13명과 도의원 1명, 군 공무원 6명, 개발위원장 1명, 당진환경운동연합 의장 1명, 농민단체협의회장 1명 등 주로 공무원과 군의원들을 중심으로 방문단을 구성했다. 당진군은 견학대상자들에게 인적사항과 여권사본을 제출해 달라며 공문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추진의사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피해지역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해외제철소 견학이 명분을 가질 수는 없었다.
송산지역 주민대책위에서 당진군의 해외견학 강행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가자 당진군은 지난 10월31일자로 해외견학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당진군 경제항만과의 담당자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는 해외견학은 당초의 취지와 어긋난다”며 “주민들이 이해·설득되면 그 때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관제철소 건설저지 송산면 대책위원회(상임의장 이재만) 측은 “참가자들의 구성이나 일정, 방문지 등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없는 당진군 주도의 해외견학은 의미가 없다”며 “며칠 전까지 피해지역 주민들의 참여여부와 관계없이 견학을 강행하겠다던 당진군이 갑자기 연기한 것으로 미뤄 준비부족이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