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9일 골프장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매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무수리 현장.
▲ 지난달 19일 골프장 승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매립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무수리 현장.

당진군, 민원 제기되자 뒤늦게 “성토높이 낮춰라” 솜방망이 처분

관련법 임의적용하면서까지 업자 편의 봐줘

송산면 무수리 일대 염전땅 20여만평에 골프장을 조성하겠다며 당진군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주) 송암 C.C가 관계기관으로부터 아무런 승인도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으로 매립공사를 벌이고 있다.

더욱이 당진군은 이 사실을 이미 두달 전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민원이 제기되자 뒤늦게 “성토높이를 낮추라”는 식의 경미한 조치에 그치는가 하면 관련법을 임의적으로 적용해 업자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당진군에 따르면 군은 송산면 무수리 일대 20만7천여평에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겠다며 (주)송암 C.C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자 잡종지를 공공시설용지로 바꾸는 군 관리계획 변경승인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거쳐 지난 11월24일, 승인기관인 충남도에 도시계획 시설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군관계자는 “도시계획 시설결정은 처리기한이 있는 민원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결정이 날지는 예측하기 어려우나 올해안에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이 골프장 건설에 대해 행정적인 승인이나 허가절차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어찌된 일인지 현장에서는 약 두 달전부터 버젓이 매립공사가 이뤄져 왔다고 주변 주민들은 말하고 있다.

인근 주민 이 아무개씨는 “아직 허가가 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두달 전쯤부터 흙을 갖다 붓고 일부에 나무를 심는 등 사전 공사를 벌였다”며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진군 도시건축과 염태상 팀장은 “사전공사를 벌이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이미 한차례 성토높이를 낮추라고 지시했으며 지난 8일, 50센티 미만으로 높이를 낮출 것을 다시 지시했다”며 “1월말까지 이행하지 않을 경우 원상복구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지시에도 아랑곳 없이 지난 19일 현장 확인 결과 사업자측에서는 여전히 덤프트럭을 동원해 대대적인 매립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마침 인근 석문 간척지 공사장에서 처치 곤란한 흙이 있다고 해서 가져다 붓고 있는 것”이라며 “매립이 잘 이뤄지도록 돌과 자갈 등이 섞인 흙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진군 농수산과는 이 땅이 지목상 잡종지이나 과거 농사를 지었던 사실상의 농지로 보고 대체농지 조성비를 부과한다는 계획으로 이 계획에 의한다면 사업자는 지금 농지전용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으로 농지를 전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당진군 농수산과는 “도시건축과에서 조치한 것으로 안다”고 책임을 떠넘기는가 하면 도시건축과는 “50센티 미만으로 성토할 경우는 개발행위 허가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업자측에서 성토 높이를 낮춘다면 법적으로 규제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법은 개발행위허가 대상의 예외규정에서 ‘50센티 이하로 성토하되 지목변경을 수반하지 않는 경우’로 국한하고 있다.

당진군은 결과적으로 관련법을 임의적으로 축소 적용하면서까지 업자의 불법행위를 묵인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공사장 주변의 한 농민은 “농민들이 우량농지 조성을 위해 논밭에 조금만 흙을 갖다 부어도 엄하게 단속하면서 어떻게 이같은 대규모 매립행위에 대해서는 이처럼 관대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