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3일 쌀개방 국회비준으로 우리 민족의 식량주권을 포기한 정부는 올해 들어 1월 13일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결정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먼저 수입을 재개한 일본정부는 지난 24일 미국에서 수입한 쇠고기에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을 발견, 재개되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였다. 또한 같은 24일 캐나다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되어 한국정부와 캐나다의 쇠고기 수입재개협상이 중단되었다. 사태가 이러함에도 한국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방침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26일에는 문화주권의 상징인 스크린쿼터를 미국측의 요구대로 7월부터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하는 방침을 전격 발표하였다.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 농산물수출 강국이다. 1인당 경지면적만을 비교해도 우리나라 농가의 58배에 달하고 수출액 규모도 35배에 이른다.
농협에서 발표한 자유무역협정에 의한 국내 생산량 감소액 예상을 보면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의 경우가 1170억-1295억,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의 경우가 648억-1122억에 이르며, 특히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시 적게는 2조에서 많게는 8조8천억원이라는 엄청난 국내 생산량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고 하였다.
위에 언급한 3개국만을 놓고 보아도 우리나라의 농업은 많게는 9조원에 이르는 농업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농업생산액이 20조원인 상황에서 거의 50%에 육박하는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쌀개방협상은 물론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이르기까지 항상 밀실협상을 진행해 왔으며, 항상 모든 것을 결정하고 나서 반대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대책을 발표해왔다.
농업과 문화는 한나라의 근본이며 뼈대이다. 이를 다른 나라에 내어주면서 사전에 이해당사자와의 의견교환이나 개방에 따른 치밀한 사전 대책마련도 없이 단지 소수가 모여서 결정하고 발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의 경우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하면 이해 당사들의 참여를 최대한 보장하고 이후 의회가 3개월간의 치밀한 검토를 거쳐 대책을 마련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 수출강대국인 미국이 이런 절차를 밟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모든 협상에서 행정부가 의제를 설정하고 결정권까지 가지고 있는 과도한 권한행사를 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협상에 앞서 대상국 선정과 국내대책마련, 협상진행과정의 투명한 공개를 보장하는 통상절차법의 조속한 마련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최대한 이끌어내야 한다.
아무리 경제회생이 중요하다 해도 국가가 최소한 방어하고 지켜야 할 것은 있다. 농업과 문화는 한나라의 기본이며 뼈대이다. 이를 포기하고 내어 준다는 것은 나라의 주권과 국민을 생존권을 내어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