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방이란게 생활에 여유가 있을 때 되는 장사지요. IMF터진 이후론 어렵습니다.”

태양당(당진읍 군청앞) 주인 이재경씨는 그래서 전에는 일하는 사람이 둘이나 있었는데 지금은 혼자서 가게를 지키고 있다. 조용하고 섬세한 이 일이 적성에 맞아 40여년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상호로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씨는 그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잊혀지지 않는 에피소드가 있어요. 10여년 전 이야기인데 애기가 아파 바로 앞 병원에 왔던 젊은여자가 진료비가 한푼도 없다는 거예요. 궁리끝에 끼고 있던 반지를 맏기러 왔는데 차마 받지 못하겠더라구요. 그냥 돈을 빌려드렸더니 그 일 이후로 우리집 단골이 되었어요. 지금도 찾아오는데 가끔씩 집에서 농사지은 것들을 갖다 주실때도 있어요. 고마운일이지요.”

반면에 형편이 어려워 눈물 글썽이며 예물을 팔러 오는 젊은 부부들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남편은 미안해서 가게안으로 들어오지도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리는 모습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예물을 파는 건 형편이 벼랑끝에 있다는 것이니까요. 있는 사람들은 돈활용을 많이 하기 때문에 부를 축적합니다. 반면 없는 사람은 활용할 돈이 없으니 더 가난해지는 거구요. 양극화현상은 그래서 나타나는 겁니다.”

당진시대 창간독자인 이씨는 지역언론은 바로 그런 가난한 서민들의 실정을 살피고 그들이 잘 살 수 있는 정책이 세워질 수 있도록 여론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터미널 이전 등으로 구시가지가 공동화되고 있다며 신·구도시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도록 개발에서 소외되는 쪽을 더욱 조명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