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경
▲ 장애경

경차 안에서 노적봉을 담다

겨울의 끝인가.

봄바람이 너무 차다.

장고항 선착장 끝에서

노적봉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기로 한

우리는

봄바람을 이겨내지 못하고

차 안으로 피신,

추운 한겨울에도

차안에서 그린 적은 없건만

바닷가 봄바람은

우리를 한없이

약한 모습으로 보이게 했다.

임진왜란 때에 바위산에

가마니를 쌓아놓아

마치 군량미를 쌓아놓은

노적가리처럼 위장하여

왜적이 물러나게 되었다는

노적봉.

그 노적봉을 주제로

작은 화면에

그려보았다.

조그마한,

경차 안에서,

창문을 조금 열고,

종이로 햇볕을 가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