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한미간 FTA 협상이 지난 5일 시작됐다. 그동안 농민들과 시민단체에서는 FTA로 인해 경쟁력이 아직 갖춰지지 않은 국가 기간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수 차례 경고해왔다. 특히 농업 관련 분야는 심할 수밖에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당진군은 전국 2위의 쌀 생산군이며 축산, 채소, 낙농 등 농업 전 분야에서 상당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타시군에 비해 피해가 월등히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농업관련 기관·단체장들의 연재 인터뷰를 통해 당진에 미치는 영향과 대안을 생각해본다.
FTA, 농업 기반 흔든다
차기현 한국농업경영인 당진군연합회장은 “FTA는 농업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 것”이라고 못박았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역장벽이 없어지고 더불어 관세가 없어지면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한국의 농산물들은 큰 타격을 입습니다.”
대규모로 생산되는 미국의 농산물은 가격경쟁력에서 앞서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가격을 전략적으로 낮춰서 공급한 다음 한국의 농민들이 연쇄도산한 후 다시 가격을 올려도 크게 손해를 보지 않을 정도다.
한국에서 공매된 미국산 칼로스쌀이 좋은 예다. 비록 미질이 좋지 않고 밥맛도 떨어진다는 소문 덕분에 거의 팔리지 않았지만 가격만 놓고 보면 국내산의 2/3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입찰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계속 가격이 내려가 1/2 수준까지 내려갈 정도다.
“우리나라 농산물이 미국산과 같은 가격경쟁력을 갖추기는 불가능합니다. 생산원가를 도저히 낮출 수 없기 때문이죠. 계속 상승하는 농약과 비료값, 지가 상승에 농기계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농민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농업의 살길은 ‘고품질화’
차기현 회장은 농업의 길을 열기 위해 ‘고품질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품질화를 통해 소비자들이 스스로 찾도록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는 것. 더 이상 ‘애국심’에 호소해서는 농업의 미래를 열 수 없기 때문이다.
“고품질화를 위해서는 농민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병충해에 강하면서도 밥맛이 좋은 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친환경 쌀을 생산하고, 필요하다면 농약과 비료의 일정부분을 지원하고, 농기계도 지원해 인건비를 낮추는 등의 정책이 필요합니다.”
차 회장은 지원 이후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식당 등에서 쓰이거나 팔리는 양곡의 원산지 표시제를 철저히 관리감독해 ‘당진쌀’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 없이 농민들에게 희생 강요 말라”
차기현 회장은 “결국 농민들의 희생이 불을 보듯 뻔한데 농민들의 의견은 묵살하고 대안을 세우지 않은 채 FTA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농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농가들의 연쇄도산이 이어지고 결국 우리의 ‘식량주권’을 빼앗기는 상황이 온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을 위한 정책을 세우고 추진해왔지만 정작 피부에 와닿는 정책은 없었습니다. 유예기간을 두고 농민들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한 다음 FTA를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농민들의 공통된 요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