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군 “고심했으나 피해 크지 않고 이미 계획돼 추진”

집중호우로 온 나라가 물난리를 겪고 있는 와중에 일부 정치인과 자치단체장들이 골프를 치고 해외여행을 떠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민종기 군수가 지난달 29일부터 11일간의 일정으로 해외견학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당진군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군 전역에 내린 323mm의 집중호우로 도로와 농경지, 주택이 침수되는 등 모두 11억7994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이 때문에 당진군청 공무원, 군부대 장병, 주민, 유관기관 등 180명이 응급복구에 나서 구슬땀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지휘해야 할 민종기 군수는 그 자리에 없었다.

7월29일부터 11일간의 일정으로 해외선진항만 및 마리나 시설 벤치마킹을 위한 견학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번 해외견학 일정 중 민종기 군수는 시애틀에서 충청향우회 임원들을 면담하고 상공인회를 방문한데 이어 시애틀의 마리나와 샌프란시스코의 마리나, 국립해양박물관, 콜로라도 마리나, 미션베이파크, LA의 마리나 등을 견학했다. 해외견학을 마치고 7일 귀국한 민종기 군수는 곧바로 연가를 신청해 11일까지 군청을 비웠다.

민종기 군수의 해외견학 소식이 알려지자 ‘온 군민이 물난리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어떻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한 독자는 본지에 팩스로 보낸 글을 통해 “수해에 따른 응급복구 요청으로 행정기관의 전화기가 불통이 될 정도로 긴박했고 당진군 공무원 700여명이 주말과 야간에도 비상근무하며 땀을 흘리는 와중에 군수는 사전에 일정이 잡혔다는 이유로 국외여행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라 하지만 여행의 성격이 짙고 일년에 두서너번 외국에 나가면서 하는 일이라곤 도시간 자매결연, 조인식뿐”이라며 “주민과 공무원은 피땀을 흘리고 있는데도 아픔을 함께 하기는커녕 자신의 입지를 구축하고 보여주기 위해 홍보만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비행기’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네티즌은 본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송산면, 송악면, 석문면, 정미면 등에 많은 양의 폭우와 함께 침수지역이 있는데 폭우가 쏟아진 뒤 비행기 타고 (해외여행을 떠났다)”며 “정말 너무해…미국에서 오지 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종기 군수를 보좌해 해외견학을 함께 떠났던 이해선 기획감사실 기획팀장은 “수해로 인해 많이 망설였으나 수주 전에 이미 계획돼 비행기표도 발권이 된 상태인데다 비 피해도 크지 않아 예정대로 진행했다”며 “샌프란시스코 향우회와 상공회 등과 약속을 잡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정을 취소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