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는 두 바퀴로 세상에 홀로 설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적 우리는 아버지나 형제들의 도움을 받아 자전거 타기를 배운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때 뒤에서 잡아 주던 사람들은 배우는 사람이 어느 정도 익숙해 졌다고 생각하면 손을 놓는다. 이때 우리는 이제 세상에 두 바퀴로 홀로 설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도전 정신을 느끼며 배우게 된다. 자전거 타기는 뒤로 굴러갈 수 없듯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도전 정신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 김훈은 망륙(望六)의 나이에 자전거 페달을 밟고 1년 동안 자전거 여행을 떠났다. 그의 도전 정신이 부럽기만 하다.

나는 2002년도에 경남 밀양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편생활을 했다. 그때 혼자 외지생활이 너무 외로워서 자전거를 하나 큰 맘 먹고 할부로 샀다. 그리고 주말마다 밀양의 주위를 같이 근무하시는 음악 선생님과 같이 자전거 하이킹을 했다. 그 분 또한 이 책의 저자 김훈과 나이가 거의 비슷했을거 같다. 그 분의 자전거는 거의 10년이 넘은 고물이었지만 그 분의 꺼질 줄 모르는 도전 정신으로 자전거는 앞으로 굴러갔던 거 같다. 하루에 100㎞의 거리를 하이킹 했던 적도 있으니 말이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은 차례가 있지만 차례를 따라가며 읽기 보다는 자기가 여행했던 곳이 있다면 여행해 본 곳부터 읽어도 좋을 듯하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眼目)은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감흥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글에는 자연과 함께 하면서 깨달은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바람이 스쳐지나가면서 우리의 귀에 속삭이는 듯한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이 느껴지는 것 같다. 어쩌면 그가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쓴 글이라기보다는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김훈을 통해 전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자전거를 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듯이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가며 다시 한 바퀴를 돌고 제자리로 돌아온 페달과 바퀴의 굴림에서 우리는 인간의 삶의 흐름과 자연의 삶의 흐름이 똑같지 않나 생각해 본다. 오르막 길이 있으면 내리막 길이 있고 고난 뒤에는 기쁨이 있으니, 페달을 밟으며 감상한 그의 여행은 한 순간에 이룰 수 있는 감흥이 아니라 꾸준히 단계를 밟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감흥인 것이다.

김훈의 이야기는 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2. 문학의 아름다움 - (3) 섬진강 기행이란 제목으로 실려 있다. 개학이 되면 아이들에게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강의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인다.

아마 가르치기 보다는 아이들이 바람이, 햇볕이, 흙이,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