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계부채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개인 파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새로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지역의 금융기관들도 점차 늘어나는 개인파산 신청으로 대출 상담이 경색되고 있다.
작년 한 해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건수는 12만 건으로 전년대비 세배가 넘어서고 있는 현실이다.
개인파산 신청의 급격한 증가 원인으로는 채무를 상환하겠다는 채무자들의 의지가 약해지고 채무를 면책·탕감받으려는 약삭빠른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파산 절차가 간소해졌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에선 개인파산제도에 허점이 많아 개선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통합도산법 시행 이후 경기 침체에 따른 파산과 면책결정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한 개인파산제도가 악용돼 신용불량자 양산을 부추기고 신용불감증,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1962년 제정돼 1997년 법원에 의해 처음으로 실행된 개인파산제도야말로 너무나 과도한 채무로 자살까지 생각했던 채무자들에게 하늘이 내려준 갱생과 재기의 기회임에 틀림없는 너무도 인간적인 제도이다.
개인파산제도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선 이미 일반화되어 있다.
지난 2000년 329명에 그쳤던 개인파산신청자는 지난해에는 무려 12만 명에 달했다.
이렇게 6년 동안 파산을 신청한 사람이 18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경제활동인구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개인파산상태에 빠져 있는 셈이다.
개인파산신청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경기부진의 원인이 가장 크다. 잠재적 실업자가 1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일자리가 없다 보니 돈을 벌지 못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파산신청비용이 70만원 정도로 낮아져 부담이 적은 취업제한직종완화 등 파산자에 대한 보호 장치가 강화된 배경도 크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정부나 정치권이 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파산절차와 규정을 크게 완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서울 중앙지방 법원으로부터 개인파산면책을 받은 비율은 99% 정도로 신청만 하면 거의 대부분 면책이 되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너도나도 파산을 신청하고 그 과정에서 각종 편법·불법파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파산 기준 금액을 부풀리기 위해 재산을 빼돌린 뒤 가족 가운데 한 사람에게 빚을 몽땅 몰아 파산을 신청하는 경우 거짓으로 서류를 꾸며 빚을 면제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 전 적발된 브로커들은 일부 변호사와 법무사까지 연계해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추고 모집에서부터 서류대행까지 역할 부담은 물론 기여도에 따라 수임료를 배분하는 기업형으로 운영해 왔다고 한다.
신청만 하면 받아주는 파산제도의 부작용도 적지 않다.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고 소득과 재산이 있는 사람이 불법과 편법을 통해 면책 받음으로써 생기는 위화감도 문제다.
무엇보다 염려스러운 것은 신용거래와 서민금융의 위축으로 개인파산 급증 이후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금융기관 간 신용거래가 경색되고 있다. 결국, 금융기관들은 신용리스크 관리를 위해 서민대출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선의의 경제적 약자를 구제하기 위한 개인파산제도가 오히려 돈이 필요한 서민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법원은 철저한 심사를 바탕으로 채무자가 진실로 파산상태인지 숨긴 재산은 없는지 면밀히 살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사기 파산에 대해서는 사후 제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향후 개인파산의 절차와 요건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보완이 요구되며 사회적으로 개인 파산을 사전에 예방하고 회생을 지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개인파산의 예방과 상담을 담당하는 비영리 사회단체를 신설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