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은 지구표면을 덮고 있는 얇고 부드러운 물질로 형성되어 있는데 그 대부분은 광물질이고 약간의 유기물과 공기, 그리고 물로 구성되어 있다.

흙은 암석이 수천, 수만년을 두고 기후의 영향을 받아 깨어지고 부서지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10cm 두께의 흙이 쌓이는 데까지 2천년 내지 3천년이 걸린다고 하며 흙의 길이는 평균 2m 정도인데 우리나라 흙은 이보다 얇다.

이러한 흙은 바위가 기후의 영향을 받아 풍화과정을 거칠 때 서식하기 시작한 각종 생물, 특히 식물의 영향을 받아 이뤄진다.

그런데 식물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토양 미생물의 역할이 지극히 중요하다. 흙 속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들은 대개의 경우 매우 작기 때문에 그 존재를 모르고 있었지만 토양 미생물은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거의 만능에 가까운 활동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데 흙이 없으면 대개 생물의 생존이 불가능하다. 모든 생물의 몸체를 만들고 있는 여러 가지 물질은 대략 20여가지 원소로 되어 있는데 이 모든 원소는 흙에서 태어나서 흙에서 자라고 있다.

이렇게 사람을 비롯해서 모든 생명을 가진 것은 흙에서 뿌리를 박고 살아가고 있으며 특히 사람은 흙으로 빚어 창조되었으며 흙에서 난 것을 먹고 흙과 더불어 살다가 흙으로 돌아가는 존재다. 어느 생명이든지 그 생명 활동은 흙을 중심으로 공기와 물과 햇빛이 있어야만 가능하게 되어 있으며 흙을 떠나서 존재하는 생명은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흙은 모든 생명을 잉태하고 자라게 하는 것으로 모든 생명의 모태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흙은 씨앗을 키우고 자라게 하는 일을 하며 씨앗이나 새 뿌리를 뜨거운 햇빛이나 어떤 위험에서 보호하는 일에서 시작하여 물을 저장하였다가 적당량을 마시게 하고 영양분을 새 뿌리가 흡수하기 좋게 요리하였다가 적당량을 공급해 주는 일도 한다.

흙은 풍수해를 막고 산소를 생산하며 아황산 같은 독성가스를 흡수해 공기를 정화한다. 그리고 증발산으로 기온과 습도를 조정해 공기를 상쾌하게 하며 토지의 사막화를 방지한다.

흙은 냄새나는 분뇨를 보고 코를 막지 않고 썩어가는 동물의 사체를 보고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이런 더러운 것들을 싫어하지도 피하려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런 더러운 것들을 받아 소화하여 자신의 힘을 키우는 먹이로 한다. 만약 흙이 이런 일을 회피하였더라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밖에도 흙은 독성물질을 정화시켜 무해하게 하거나 이를 이용해 흙 자신이나 그 속에 자리잡은 식물과 토양 식물을 키우는 먹이로 요리하기도 한다. 그리고 독성이 강한 중금속 성분을 받아들여 무독한 다른 화합물로 변조시키거나 자기 몸에 잡아두어 식물에게 옮겨가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자연생태계의 생물순환이라고 하는 먹이사슬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 이외의 모든 생물은 자기 개체 보존이라고 하는 본능적 욕구를 충족하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필요한 양만큼 타 생물을 살생한다. 이러한 생명간에 서로 주고받음에 있어 정확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이 먹이사슬의 질서이다. 그런데 유독 인간만은 먹이를 구하는 형태가 주고받음에 있어 기생적일 뿐만 아니라 욕심이 지나쳐 주는 것보다 그 수천배를 받고 있다.

인간은 생물권 내에서 황야의 무법자와 같은 존재로 과거나 지금이나 식도락을 즐기기 위한 몰염치한 살생을 빈번하게 저지른다.

인간만이 필요이상으로 타 생물을 죽이고 상처를 남기고 흙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이 욕망을 절제하지 못한데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며 산다는 것은 먹는다는 것이고 먹는다는 것은 먹는 행위에 앞서 죽이는 행위가 뒤따르게 되어 이것이 오늘날 지구의 종말이라고 하는 인간의 죽음을 자초하고 있다.

타 생명의 존속 없이 인간 생명의 존속도 기대할 수 없으며 적어도 타 생명을 필요 이상으로 파괴하고 수탈하는 행위는 죄악이며 이 죄악은 제거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인간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한 자원말고는 천연자원을 함부로 탕진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모든 자원이 인간과 그 후손만의 소유라고 여기는 것은 큰 착각임을 깨달아야 하며 인간도 자연계의 일원이라는 사실은 원시시대나 현대나 변함이 없다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인간의 절제하지 못한 끝없는 욕망으로 모든 피조물을 독점하고 지배하고 이용하는 대상으로 하는 데서 자연은 파괴되고 흙이 중병이 들어 신음하며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토양은 PH 5.5로 강한 산성 토양으로 영양상태가 심한 불균형 상태로 매년 수만종씩 멸종되어가고 있으며 따라서 흙도 죽어가고 있다.

모든 생물권과 특히 흙과 인간의 공생관계는 생존의 기본인데 먹이사슬의 연결고기가 토막나고 흙은 더 이상 생태계의 질서를 지탱할 능력을 잃고 그토록 소중한 흙이 인간의 욕심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

이제는 자연생태계의 질서를 회복해 흙을 살려 모든 피조물의 신음소리가 환한 웃음으로 바뀌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