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동 서낭제 유래 돌에 새겨

송산면 명산리, 고려 때부터 서낭제 지내던 곳

세월 흘러 사라질 위기 처하자 칠순노인 사재털어 건립

칠순의 한 어르신께서 마을의 전통민속신앙이 사라져가는 크게 아쉬워하며 사재를 털어 민속신앙의 유래를 기록한 표지석을 세워 화제를 모으고 있다. 송산면 명산리에 사는 홍사충(78세) 옹이 그 주인공.

홍 옹은 지난 27일 해마다 정월 대보름이 되면 서낭제를 올렸던 마을어귀의 서낭단 자리에 서낭제의 유래를 기록한 표지석과 돌 장승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 표지석이 세워진 곳은 이 마을(명성동) 주민들이 마을과 가정의 행운과 풍년을 기원하며 서낭제를 지내던 곳으로 송악면 가학리로 넘어가는 파라산 자락의 서낭고개에 있다.

홍 옹은 “구전에 따르면 고려시대 때부터 매년 정월 십오일 새벽을 기해 명성동의 45세대 동민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서낭제를 올린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종교문화가 점차 서양화 되고 주변환경이 변모하면서 지난 97년 마지막 서낭제를 끝으로 전래의 민속신앙이 자취를 감출 위기에 처해 있던데다 최근의 도로확장으로 서낭단 자리도 크게 훼손되자 이를 안타깝게 여긴 홍 옹이 흔적이라도 남겨두자는 뜻에서 사재를 털어 표지석을 세우게 됐다.

그도 그럴것이 홍 옹은 지난 97년 마지막 서낭제를 올리기까지 꼬박 40여년간 이 의식을 주관해 왔는데 이로인해 홍 옹은 그 세월 동안 정월 대보름 날을 전후해서는 바깥출입을 한번도 한적이 없었다고 한다.

홍 옹은 “누대에 걸쳐 이어온 민속신앙이 미신으로 치부되는 세태이지만 이곳은 조상대대로 명성동 주민들이 소박한 소원을 빌던 곳이자 마을주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기점이 되던 곳이었다”며 “표지석이 영원히 남아 후대들에게 마을의 역사교육은 물론 선조들의 생활상을 이해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