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벼수매 기피 농민들 불만

“시중 쌀값 낮아 살수록 손해”

일부 농협 제외, 수분함량도 15%로 낮춰

작년까지만 해도 경쟁적으로 벼를 사들였던 각 단위농협들이 올해는 쌀값 전망이 어두워 살수록 손해라며 벼수매를 꺼리고 있어 농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미곡종합처리장을 운영하고 있는 각 단위농협들이 정부수매가 시작된 지난 10월 초부터 일제히 수매에 들어갔으나 정부수매물량을 제외한 농협 자체수매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기피하고 있다는 것.

농민 김모(석문면)씨는 “작년에는 농가들에게 전화까지 하면서 경쟁적으로 벼를 사들이던 농협이 올해는 계약재배한 벼마저도 가져가지 않는 등 수매를 꺼리는 경향이 역력하다”며 “예년같으면 충분히 2등급이 나올만한 벼도 등외로 나오는 등 등급판정도 전에 없이 까다롭게 해 벼 팔아먹기가 올해처럼 힘든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고대면 농민 김모씨도 “일반 정미소에서는 수분함량 17%까지 도정을 하고 있는데 농협에선 15%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로인한 감량, 건조비 등을 계산하면 수매가가 5.5% 인상됐다고 하지만 실제 인상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각 농협에서는 예년과 달리 정부수매를 기준으로 수분함량을 15%로 일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가 농민회 등의 항의로 뒤늦게 송악농협이 16%, 합덕·우강·신평농협이 15.5%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같이 각 농협들이 벼수매에 소극적인 것은 물론 수매값 역시 최대한 낮게 지급하려고 하는 것은 시중 쌀값이 현재 가마당(80㎏) 16만3천원으로 정부수매가 16만8천원보다 낮은데다 근래들어 단경기 때의 쌀값 상승폭이 1% 수준에도 못미쳐 벼를 사 놓아봐야 이득이 되는 게 없다는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우강농협 지충원 조합장은 “정부수매가는 작년보다 5.5% 인상됐으나 시중 쌀값은 현재 작년과 같은 수준”이라며 “정부에서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쌀값의 계절 진폭을 줄이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가 않다”고 말했다.

게다가 군내 일부 농협들은 지난해 싹난 벼 수매로 쌀 판매사업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적자폭을 메꾸기 위해 올해 벼수매에 따른 자금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농협의 이같은 실정에 대해 농민들은 일정부분 수긍을 하면서도 농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는 경제사업에 내실을 기하지 못한 농협의 현주소가 올해 벼수매에서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농 충남도연맹 허충회 부의장은 “그동안 신용사업에 치중해왔던 농협이 최근 시중은행에 외국자본이 유입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하자 경제사업에서 어떻게든 이익을 남겨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며 “올해 벼수매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도 이같은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