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청년단체 회의실 등 예산 5억 추경확보 전제로 다시 설계변경 들어가

청소년시설과 청년시설 “별도 건립이 상식” 학부형ㆍ복지단체 ‘이해안돼’

올 상반기 완공예정이었던 청소년문화의집이 아직 착공도 못하고 있다. 토지주와의 부지매입 협의가 늦어진 터에 당진군이 청소년문화의집 건물 3층에 청년단체가 사용할 회의실등을 함께 건립하기로 하면서 이를 설계에 반영하기 위해 이미 완료돼있던 설계를 다시 바꾸고 있는데다 이에 필요한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려고 추경예산 수립 시기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진군은 청소년문화의집 건립계획을 발표할 당시인 지난 2007년 2월, 당진읍 코오롱아파트 뒤편 계림공원 부지 내인 읍내리 38번지에 총예산 21억원을 들여 대지 1천5백평, 연면적 4백평인 지상3층의 건물을 2008년 상반기에 개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개관예정 시기가 임박한 지금까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착공시기가 늦어지고 있는 사정에 대해 담당부서인 사회복지과 장애인청소년팀 김종현 팀장은 건립예정지인 계림공원 안의 땅 소유주와 부지매입 협의가 올 2월에야 간신히 타결되는 바람에 착공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지매입이 이루어진 지금도 착공시점은 여전히 멀다는 데 문제가 있다. 군은 지난해 당초의 계획을 가지고 설계에 들어갔다가 막상 건립에 소요되는 비용이 예상보다 커지자 당초 발표했던 4백평 3층보다 규모가 작아진 3백6십평 2층으로 지난해 말경 이미 설계를 완료했으나 이마저도 올들어 다시 변경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민종기 군수가 이 건물 3층에 청년단체 시설을 추가로 건립할 것을 지시하며 이에 필요한 예산 5억원을 올 6~7월 당진군 추경예산을 통해 확보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민 군수는 이같이 지시한 사실을 면담을 통해 시인했다. 민 군수는 “당진의 미래인 청년이 마땅한 회의실과 교육장 하나 갖고 있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처음에는 청소년문화의집 건물에 붙어있으면서 출입구가 각각인 형태로 청년시설을 생각했으나 예산이 많이 들어 3층에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확인에 따르면 민 군수는 최근 수년간 모 청년단체의 공식행사 때마다 청년공간 건립을 약속해왔다. 또 청소년문화의집 계획 초기부터 청소년문화의집 예산 16억원에 ‘중앙정부로부터 확보한 청년공간 용도의 별도예산(담당자의 말)’ 5억원을 추가, 설계에 반영하도록 했으나 지난 연말 담당부서가 최종적으로 올린 설계에 제대로 반영돼있지 않자 다시 설계변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부서의 곤혹스러움이 읽히는 대목이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담당부서는 ‘청년단체와 한 건물에 있을 경우 장점도 있지 않겠느냐’는 궁색한 설명과 함께 청소년문화의집 시설인 1·2층과 청년시설인 3층 사이를 차단하겠다는 미봉책을 내놓고 있다. 또 6월중순경 착공해 연말까지 어떻게든 완공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청소년활동 위축요인’ 우려

그러나 당진읍내권을 중심으로 단 한 개의 청소년문화시설도 없는 상황에서 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의 실망과 우려는 크다.

당진읍에 살면서 중학생 딸을 둔 학부형 김미영씨는 “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이 마음껏 자신들의 문화적 끼를 발산하고 소양을 기르며 문화체험 기회를 누리기 위한 문화공간이므로 건물 자체가 청소년 전용으로 이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고대중학교 교사 안광진씨는 “(청년시설 입주로 인해)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활동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여 하나밖에 없는 청소년문화시설로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면천중학교 이한복 교사 역시 “청소년의 심리를 고려할 때 그들의 자유로운 활동에 장애요인이 될 것을 보이며 시설을 확장할 여지가 있다면 청소년동아리 활동공간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청소년문화시설은 순수하게 문화적인 관점에서 접근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진군 사회복지협의체 가운데 하나인 당진사랑네트워크의 회장 신성대학 복지행정과 정주석 교수는 “어떤 시설이든 이용층에 따라 본연의 용도에 맞게 지어지고 운영되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두 시설의 공존을 걱정했으며 이 단체 송영팔 실행위원장도 “청소년이 이용할 문화시설에 문화, 복지 등 청소년과 연계되지도 않은 단체시설이 입주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우려는 청소년문화의집에 청년시설이 입주한다는 계획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청소년 활동이 위축될 수 있으며 가뜩이나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청소년문화정책의 수립이 아쉬운 마당에 하나 생기는 시설마저 한계를 안고 출발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또한 상담가인 김남철 목사는 “시급한 청소년문화시설 건립을 설계변경까지 하면서 늦추는 것도 문제지만 원칙이나 기준없이 임의단체가 공공시설에 입주하는 선례를 남기면 앞으로 사회단체와 관련된 행정에 난맥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청년시설이 꼭 필요하다면 다른 방안을 찾는 것이 각각의 목적을 살리는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