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보호 좌회전
네게로 가는 길은 늘 위태롭다
지금껏 탄탄대로였다
거칠 것 없이 질주하다
문득, 정수리 내리치는
붉은 신호등불 하나
허공에는 화살표들
고산지대 묵묵히 오르는
산양의 뿔처럼 걸려 있다
내 심장의 어디 들이받겠다는
말없는 위협인가
잠시 숨을 고른다
눈치껏 좌로 꺾으면
네게로 갈 수 있는 길인데
나는 자주 망설인다
네게로 가는 길은 분명
사랑이라는 이름이지만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
내 영혼을 덜컹거리게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됐다. 방과 후 아이들과 함께 교실 곳곳을 쓸고 닦고 꾸미는 석문중학교 3학년1반 담임선생님, 고완수 교사.
그는 시인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소망했던 시인의 꿈을 이룬 지금 그에게 ‘시’는 생활이 되었다.
고 시인의 시집 ‘나는 자주 망설인다’에 실린 ‘비보호 좌회전’은 어쩐지 제목부터 위험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역사 속에서 빨간색과 왼쪽(좌)은 늘 금기시되는 무언가로 인식되어 왔죠. 아직도 그것들은 넘어서 안 되는 것으로 여기고 있고요. 하지만 금기시되고 보호받을 수 없는 어떤 한계는 동시에 넘어보고 싶은 욕구를 가져오게 만들죠.”
고 시인은 ‘비보호 좌회전’을 인간의 삶이나 이념에서 금기시되는 것으로 상징하고 그것을 넘고 싶어하는 또 다른 욕망을 시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시적 표현이 ‘사랑’을 매개체로 하고 있어 가끔 “불륜에 관한 연애시가 아니냐”는 오해도 받는다고.
고 시인은 올해 주변에서 쏟아지는 성화때문에 책발간으로 바쁠듯하다고 전했다. 신앙 시집과 교회이야기를 담은 산문집을 비롯한 개인 활동에다 반 아이들과 학급일기도 만들기로 했다.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해 10여년 간 시인으로 살고 있지만 그에게 시는 여전히 쉽지 않은 세계다.
“시를 쓴다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예요. 시는 상처가 뽑아 올린 결과물이죠.”
15년 전 당진에 내려온 고 시인은 현재 문인협회와 호수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고완수 시인
한남대 동대학원 국문과 졸업
99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큰시·호수시문학회·문인협회원
현 석문중학교 국어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