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매출이 800만원이면 기름값만 600만원이 들어갑니다.”
“요즘같은 때에는 한달 매출 800만원 올리기도 힘들 뿐더러 기름값에, 통행료에, 보험료와 지입료, 차량수리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차량할부금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더라도 말이죠”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지난 16일 현대기아차 계열의 물류기업 글로비스내 운전자들의 모임인 당진회 회원들을 만났다. 이들은 당진회가 당진 출신의 운전자들로 구성된 친목회 단체이며 소속회원은 약 40여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현실적인 운송비였다. 같은 현대계열이라도 포항에서 당진으로 물건을 싣고 오는 것과 당진에서 포항으로 물건을 싣고 내려가는 운송비의 차이가 많게는 2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화주입장에서 물류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차주 입장은 유가 인상분만큼은 운송비를 확보해야 하는 절박한 입장이라는 것이다.
20여년간 대형화물차를 몰았다는 장재호(49)씨는 “계속되는 유가 상승으로 월 매출의 70~75%가 기름값으로 나간다”며 “여기에 통행료와 지입료, 차량보험료와 적재물 보험료, 기타 차량수리비 등을 합친다면 차량할부비용은 고사하고 적자가 나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들은 월매출이 800만원일 경우 기름값으로만 600여만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입료 월 19만8천원, 차량보험료가 1년에 300만원, 적재물 보험료 50만원, 차량유지 및 기초 수리비가 매월 30만원, 세금과 통행료, 식대, 차량할부금 등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것.
당진회 최종호(42)씨는 “정부에서 유가보조금을 지원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유가보조보다는 현실적인 운송료 책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름에 붙는 각종 간접세와 차량 사업자들에게 거둬들이는 세금정책도 문제”라고 말했다. 당진회 이명용 회장은 “현대가 그동안 운송비를 한 차례 인상한 바 있으나 그나마도 3.4%에 그쳤고 그것도 같은 지역이라도 운송비에 차이를 둬 인상전과 후에 대한 차이가 별로 없었다”며 “원자재값 인상 등으로 철근값은 계속 올리면서 운수업자들에게는 희생만 강요해 왔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조합원이기도 한 이수철(29)씨는 “현대제철이 한보를 인수할 당시 지역사회에서 반기는 이들도 있었겠지만 운수업자들은 현대산하 글로비스가 같이 오기 때문에 반기지 않았다”며 “현대가 지역사회에 생색내기식의 환원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피부에 닿을 만큼의 혜택은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항 공장은 지속적으로 운송비를 인상해주는데 반해 당진공장쪽은 몇 년째 운송비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며 “그동안 어려움을 겪은 운송노동자들의 요구가 관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호(42)씨는 “금년 말에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에서 25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화물연대나 운송자들이 요구하는 운송비 30% 인상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왜 수억원짜리 차량을 길가에 세워놓고 농성을 벌이고 있는지, 한목소리를 내면서 생존권을 요구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며 “단순한 운송료 인상이 아닌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다단계식의 구조 또한 개선되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비록 비조합원이긴 하지만 생존권과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느끼는 무거운 책임감이 차를 길에 세워두고 파업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며 화물연대와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