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의 잘 익은 벼가 가을걷이로 빈 들판이 늘어가는 지금 온 나라가 쌀 직불금 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국정조사를 하네, 공무원 쌀 직불금 수령자 중 신고자가 4만5천이네 등 정작 직불금의 당사자인 농민들은 추수하느라 허리 펼 시간도 없는데 말이다. 농사를 짓지 않으며 쌀 직불금을 수령한 이들이 어디 공무원뿐이겠는가?

감사원이 2006년 실시한 쌀 직불금 부당수령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하면서 언론은 온통 들끓고 있다. 지난 2006년 쌀 직불금을 받았던 99만 8000명 중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28만 명에게 1683억원이 지급되었다. 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의 원칙이 무참히 짓밟힌 것이다.

현행 ‘농지법’의 농업인은 ‘1년 중 90일 이상 농작물 경작 및 식물재배하거나 1년 중 120일 이상을 축산업에 종사, 농업경영을 통한 농산물 연간 판매액이 100만원 이상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농지법을 기준으로 본다면 농업인은 농사를 경작해야만 농업인의 자격이 있는 것이며 농업법인에 위탁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작을 하지 않으면 농업인이 아니다.

쌀 직불금 부당수령에 대한 문제를 일찍이 감지한 필자는 지난해 6월 군정질의를 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었다. 당진군의 경우 2006년을 기준으로 해서 고정형으로는 직불금 1만 3935농가에 2만 1992헥타르로 지급액은 155억여원, 변동형은 1만 3852농가에 2만 1841헥타르로 지급액은 100억여원이 지급되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고정형이 439억여원, 변동형이 304억여원이고 총 743억여원으로 전액 국비로 지원되고 있는데 헥타르 당 70만원으로 책정, 지급됐다.

그러나 직불금은 주소지 관할 읍면사무소에서 신청하도록 하고 있어 행정기관에서 실제 경작자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고 이에 간혹 경작자가 아닌 농지주인에게 혜택이 돌아가 쌀 소득 등 보전직불제가 당초의 목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정부가 부재지주에 대한 통계조차도 없다는 점이다. 기초자료가 없으니 피해를 당하는 농민에 대한 통계를 낼 수도 없으며 잘못된 정책에 대한 대안을 주먹구구식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여야는 2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쌀 직불금 부당수령 사태와 관련한 국정조사를 이달 10일부터 오는 12월5일까지 26일 동안 실시하기로 합의하며 그간의 집행실태, 책임소재, 제도적 문제점 등을 규명하겠다고 하였다. 관심있게 지켜보아야 할 사항이다.

지금 우리는 경제적 위기상황에 처해있다. 환율상승으로 인해 수출기업들은 도산을 하고, 증시는 폭락하여 서민들의 쌈짓돈을 바닥내고 있다. 많은 연구기관에서 내놓는 내년 성장률 예측은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불투명하다. 이런 위기상황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이 아닌 전 세계적인 상황이라면 우리는 이를 기회로 삼아 선진국진입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치지도자들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들에게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지도층이 이미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상황이라서 어려움이 많아 보인다. 땀 흘려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농민들이 땀의 대가로 받아야 하는 직불금이 부자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이 사회를 위해 어느 국민이 희생을 감수할 것이고 누구를 신뢰할 것인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편법, 불법적으로 농지를 소유하고 쌀 직불금을 부당 수령한 고위공직자, 공무원, 정치인들이 누구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이들에게 응당한 처벌을 내려 성난 농심을 달래야 한다. 온 국민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한마음 한뜻으로 뭉칠 때만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