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 통해 기쁨 찾길”

당진읍 사거리를 지나다 반짝이는 대형트리를 보고 나서야 성탄절이 오고 있음을 실감했다. 연중 내내 지속된 경기악화로 지역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크리스마스를 만끽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넉넉지 못했기 때문일까.

흰 눈이라도 펑펑 내려준다면 잠시 시름을 잊을 수 있으련만 무겁게 내려앉은 구름은 결국 비를 내렸다. 겨울비가 스쳐가던 수요일, 당진감리교회 방두석 담임목사님과 마주 앉았다.

“모두가 힘들다고 합니다. IMF때보다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입니다. 어려운 현실에서 맞이하는 성탄절이라 기쁜 날임은 분명한데 마음은 무겁습니다.”

어렵다는 단어가 반복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시던 방 목사님은 아기예수가 이 땅에 처음 오셨던 첫 번째 성탄절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셨다.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 말라기(Malachi)의 활동이 있은 후 신약이 시작되기 전까지 무려 400여년이라는 공백이 있습니다. 이를 신구약의 중간기, 암흑기라 합니다. 아기예수가 탄생하기 직전의 이스라엘은 나라를 로마에 빼앗긴 고통을 안고 있었어요. 이스라엘 백성은 로마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아 줄 메시아가 오길 열망했죠. 이때 400년의 침묵을 깨고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목사님은 첫 번째 성탄절을 이야기 하시며 현재를 되돌아보게 된다고 하셨다. 2008년 전 첫 번째 성탄절을 기다렸던 것과 지금 성탄절을 맞는 사람들의 희망이 닮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기다리는 성탄절의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지금의 성탄절은 종교의 의미를 넘어서 전세계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실제 기독교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 시대에 크리스마스는 누구에게나 특별한 날로 인식되어 있다.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걸리고 캐롤이 울려 퍼진다. 아이들은 머리맡에 빨간 양말을 걸고 산타클로스를 기다린다. 전 세계가 모두 기쁨과 나눔, 사랑의 이름으로 축제를 연다. 헌데 우리는 왜 기쁜 것일까. 때마다 울려 퍼지는 캐롤을 흥얼거리며 한번쯤은 물을 일이다. 예수의 탄생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성탄절을 맞는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예수의 오심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기간을 대강절이라 합니다. 대강절에 켜는 네 개의 초에는 예수를 기다리는 네 가지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첫 번째 촛불은 희망의 빛, 두 번째는 평화의 빛, 세 번째는 사랑의 빛, 마지막 성탄절에 켜는 촛불은 기쁨의 빛을 의미하죠. 촛불에 예수의 오심을 기다리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이 의미하는 것이 곧 희망, 평화, 사랑, 기쁨이다. 그러니 성탄절에도 희망과 평화, 사랑과 기쁨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이를 이해하고 실천에 옮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과연 우리의 희망은 어디에 있고 평화는 어떻게 되찾아야 하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일까.

“경제적으로 힘들다고 느끼는 것은 결국 인간이 환경의 지배를 받는 것을 뜻합니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환경을 지배할 능력도 있습니다. 그러니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이 처한 환경을 극복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에서 길이 열리는 것입니다. 희망은 결국 내 안에 있습니다.”

한반도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과 북으로 한민족이 총을 겨누고 있는 분단국가이다. 목사님은 일제강점기 때 교회가 조국광복에 대한 액션을 취하지 않았다면 그 존재가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분단된 국가에서 나라의 통일을 기도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교회가 해야 할 당연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마음이 둘로 셋으로 나뉘게 되면 근심이 생기게 됩니다. 반면 마음을 하나로 정하고 나면 편안해지고 행복해지죠. 너와 나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도 그러하고요.”

목사님은 세 번째 촛불을 설명하시며 “홍수에 마실 물이 없다”는 말로 현대 사회의 사랑을 일축하셨다. 실로 사랑의 홍수다. 책에서도 드라마에서도 온통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기독교 최고의 가치도 역시 사랑이다. 헌데 목사님은 현대 사회의 사랑에는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고 하셨다. 그로 인해 우리는 사랑의 홍수 속에 살면서도 사랑에 목마른 것이다.

“성경에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현대에는 말과 혀로의 사랑은 풍성한 데 진실한 마음으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랑이 결여되어 있어요. 또 하나의 문제는 교회가 울타리를 높이 올리고 그 안에서만 사랑을 꾀하려 하는 것입니다. 교회 밖에 대한 사랑이 인색해요. 지역사회, 교회 밖의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목사님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럼에도’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셨다. 힘들고 어렵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절망을 극복할 힘과 희망이 있다는 것.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예수를 보내셨습니다. 아기 예수가 이 땅에 오신 성탄절에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죄를 해결해야 합니다. 죄를 짓고는 참된 기쁨을 누릴 수 없으니까요. 성탄절을 맞아 한 해 동안의 자신을 되돌아보고 회계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통해 죄의 짐에서 벗어나 진정한 기쁨을 누리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