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갈등에 빚 문제까지… 이혼을 해결책으로 남성의 경제적 주도권에 대한 편견 버려야 맞벌이 부부였던 A씨는 아이들을 키우며 빠듯한 살림에도 꿋꿋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남편이 회사 부도로 실직을 하게 되면서 A씨의 월급으로만 생활하게 됐다. 맞벌이로 빠듯한 생활을 하던 A씨의 가정은 빚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A씨는 남편의 경제적 무능함과 늘어나는 빚을 견딜 수 없어 이혼을 결심했다. 배우자의 외도나 성격차로 이혼을 결심하던 이전과 달리 A씨와 같이 경제난을 맞으면서 찾아온 위기를 이혼이라는 방법으로 극복하려 하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진가족상담센터의 이혼 상담 건수는 하루 평균 6~7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2~3배 정도 늘어났다.

군내 부도기업과 실직이 늘어나면서 경제적 위기를 계기로 이혼을 결심하는 부부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당진가족상담센터 신순옥 소장은 “경제적인 이유로 이혼을 결심하는 경우가 요즘 부쩍 늘어났다”며 “경제적 위기만으로 이혼을 결심했다기보다 참아온 갈등이 경제난을 위기로 맞으면서 이혼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덧붙여 “남편의 무능력으로 여성이 가장이 돼야 하는 성역할의 변화에 대한 적응도 되지 않아 더욱 갈등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혼 상담의 변화는 경제난과 같은 위기 뿐만이 아니다. 여성이 주로 상담센터에 찾아와 상담을 하던 것과 달리 요즘 젊은 부부들은 부부가 함께 찾아와 상담을 받는다고. 20~30대의 한 젊은 부부는 결혼을 한지 10년차가 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10년이 되도록 극복하지 못한 성격차이는 결혼생활 지속여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고 갈수록 서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이 부부는 상담센터를 찾아 누가 더 잘못을 했는지 가리기로 했다. 신 소장은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상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부부가 함께 상담을 원하고 있다”며 “기존에 여성이 혼자 상담센터를 찾는 것과 달리 요즘엔 부부 문제 뿐아니라 아이들의 교육이나 성격에 대해서도 부부가 상담센터를 찾아 치료를 받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녀의 이혼을 감싸고 반대하던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자녀의 이혼을 위해 상담을 신청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가 나서 자녀의 이혼상담을 원하는 경우는 당사자들의 이혼 결심이 확고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혼을 숙려하기 위한 상담이 아닌 위자료나 재산분할에 관한 상담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자녀가 부모의 이혼을 원해 상담센터를 찾는 수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25세 전후의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의 갈등을 지켜보고만 있다가 이혼을 도와달라고 요청해 오는 것. 신 소장은 이혼 상담의 변화에 대해 “여성이 집에서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 하던 모습이 아니라 점점 경제권을 주도해 가고 있다”며 “성역 변화의 과도기 상태라 보고 있으며 여성의 지위가 향상될수록 현재 모습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