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노년! 인간의 발전과 원숙이 절정기에 달하는 시절인 노년에 우리가 정작 목말라 하는 것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노인들이 정작 목말라 하는 것은 물질적인 충족에 앞서 체온을 나누고 말을 섞는 정신의 유대와 화합입니다. 물질적 충족만으로는 노년의 고독과 불만과 실의를 해소시킬 삶의 뜻과 보람이 정립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뜻과 보람은 내성(內省)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노인들 자신이 스스로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노인은 오래 살았다고 해서 영예를 누리는 것이 아니며 인생은 산 횟수로 재는 것이 아니다. 슬기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생활이 곧 노년기의 원숙한 결실이다.”

지헤서에 나오는 말씀입니다. 스스로가 노년에 접어든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노년기야말로 자신이 성숙됐음을 알고 충족감을 체험할 수 있는 빛나는 시절입니다.

오늘은 노년이 되면서 부딪히는 문제에 관해 몇 가지 짚어보기로 합니다. 첫 번째 문제는 나이에 역행하려는 풍조입니다. 인식부족 때문에 나이가 든 노인만이 지닐 수 있는 좋은 점도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원망과 질투입니다. 인간은 헛되이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인생의 오랜 경험에서 얻은 지혜를 살릴 기회가 얼마든지 있는 데도 자신을 갖지 못하고 원망하며 불평하는 노인들을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문제는 노인성 이기주의입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물욕이 강해집니다. 정작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동전 한 닢도 가지고 갈 수 없는데 자기 재산이나 물건은 하나도 축내지 않으려고 악전고투하는 노인의 모습은 정말 처량하기 짝이 없습니다.

노인은 노인답게 살자!

위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노인은 노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우선 중요한 것은 자기가 늙는다는 사실을 선선히 인정하는 일입니다. 대범하고 깨끗하게 나이를 먹는 데 도움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은 모든 일에 초연한 입장을 취하는 자세를 갖는 일입니다.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전체를 객관적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차차 사물의 핵심에 접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입니다. 곧 깨달음을 얻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방법은 고독은 은혜임을 아는 일입니다. 대개의 경우 노인들이 자신의 외로움을 슬기롭게 처리할 수 있으면 만년의 어려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만년의 결실을 잘 맺은 사례하나 소개합니다. 미국 흑인 조지 도슨이라는 사람은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한 문맹자였습니다. 글도 모르는 채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갖은 고생 다하며 일생을 살았습니다. 98세가 되어서 비로소 ABC를 배우고 102세에 <인생은 너무나 좋은 것>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일생을 글로 써서 책을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글쓰기의 수준은 초등학교 4학년 정도라고 합니다만 1920~30년대의 미국의 흑인생활을 실감있게 표현하여 미국 출판계의 화제를 불러 모았던 것입니다. 그야말로 삶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잘 극복한 활기차고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